이강인, PSG 활약이 기대되는 이유 [이슈크래커]

입력 2023-07-10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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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PSG 공식 홈페이지)
▲(출처=PSG 공식 홈페이지)
‘슛돌이’ 이강인(22)이 세계 명문 클럽 파리 생제르맹(PSG)에 합류했습니다.

PSG는 9일(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이강인과 2028년까지 계약을 맺게 된 사실을 발표하게 돼 기쁘다”며 “22살의 공격형 미드필더 이강인은 PSG에 입단한 최초의 한국 선수가 됐다”고 밝혔는데요. 이강인의 계약 기간은 5년, 등 번호는 전 소속팀인 마요르카(스페인) 때와 마찬가지로 19번을 달게 됐습니다.

이적료가 공개되진 않았지만, 현지 매체 보도를 종합해보면 2200만 유로(한화 약 314억 원)가 유력합니다. 여기에 마요르카 입단 당시 맺은 계약에 따라 이강인이 이적료의 20%(약 63억 원)를 받게 된다는 소식도 전해졌죠.

이강인이 쓴 이적료는 한국 선수 중 두 번째로 높은 액수입니다. 손흥민(31·토트넘)은 2015년 8월 레버쿠젠(독일)에서 토트넘으로 이적할 당시 3000만 유로(한화 약 426억 원)를 기록한 바 있습니다. 다만 바이에른 뮌헨(독일) 이적을 앞둔 김민재(26·나폴리)의 최소 이적료(바이아웃)가 5000만 유로(한화 약 710억 원) 수준으로 알려져, 계약이 마무리되면 손흥민과 이강인의 이적료 기록은 한 계단씩 뒤로 밀릴 전망입니다.

앞서 이강인은 2022-2023시즌 마요르카 소속으로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라리가) 26경기에 출전해 6골 6도움을 기록하며 재능을 뽐냈습니다. 라리가 사무국에서 선정하는 ‘올해의 미드필더’ 후보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등 다수 구단의 러브콜을 받았죠.

그러나 PSG가 영입전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계약도 급물살을 탔습니다. 지난달 프랑스, 스페인 매체는 일제히 이강인의 PSG 이적을 조명하면서 세부적인 계약 내용까지 전했습니다. 6월 A매치를 앞두고 귀국하기에 앞서 PSG의 메디컬 테스트를 일찌감치 통과한 이강인은 8일 오전 프랑스로 조용히 출국, 파리에 도착해 곧장 입단식을 치렀다는 전언입니다. 마요르카에서 50만 유로(한화 약 7억 원)였던 이강인의 연봉은 400만 유로(한화 약 57억 원)로 뛴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강인의 PSG 합류에 쏠린 관심은 현지에서도 뜨겁습니다. 프랑스 포함 스페인, 브라질 등 다수의 외신은 이강인을 ‘축구의 전설’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의 대체자로 조명하고 있기도 합니다.

▲리오넬 메시(왼쪽부터), 네이마르, 킬리안 음바페. (AP/뉴시스)
▲리오넬 메시(왼쪽부터), 네이마르, 킬리안 음바페. (AP/뉴시스)
PSG, 프랑스 리그 제패한 강호…UCL 우승 노린다

사실 이강인이 뛸 프랑스 리그1은 스페인 라리가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집니다. 통상 ‘4대 리그’는 잉글랜드, 스페인, 독일, 이탈리아 리그를 일컫는데요. 프랑스는 5대 리그로 범위를 넓혀야 포함되죠.

그러나 PSG만큼은 예외입니다. PSG는 지난달 유럽축구연맹(UEFA)이 발표한 최근 5년간 UEFA 클럽 랭킹 순위에서 전체 6위(112점)를 차지했습니다. 프랑스에서 정상을 차지했을 뿐 아니라, 구단의 명성과 전력은 유럽 최강 수준이라는 겁니다.

PSG는 카타르 왕족 자본 ‘카타르 스포츠 인베스트먼츠’가 2011년 인수한 후 유럽 최고 부자 클럽 반열에 올랐습니다. 막강한 자금력을 배경으로 2011-2012시즌부터 세계적인 축구 스타들을 공격적으로 영입했습니다. 2012년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치아구 시우바 등을 영입하더니 2013년에는 데이비드 베컴까지 데려왔죠. 이 시즌 리그 우승을 달성하면서 투자 효과가 즉각 나타났습니다. 이후로도 8번 더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으며, 두 차례 준우승을 거뒀습니다.

2017년에는 네이마르와 킬리안 음바페를 영입하는 데 성공하면서 전 세계 축구 팬들의 입을 떡 벌어지게 했습니다. 두 사람의 이적료는 각각 2억2200만 유로(한화 약 3179억 원), 1억8000만 유로(한화 2578억 원)로 추정되는데, 당시 역대 이적료 1, 2위를 새로 쓴 바 있습니다. 두 사람을 데려오기 위한 투자는 당시 유럽 축구 여름 이적시장의 이적료가 천정부지로 치솟은 시발점이 되기도 했죠.

2021년에는 메시를 영입하면서 ‘호화 군단’을 꾸렸습니다. 특히 메시는 바르셀로나 한 팀에서만 유소년 시절부터 21년, 프로로는 17시즌을 뛴 선수입니다. 당시 PSG 이적으로 생애 처음으로 다른 클럽 유니폼을 입게 된 겁니다.

그러나 이름부터 쟁쟁한 스타들을 적극적으로 영입한 데 비해 성적이 다소 아쉽다는 평가도 나왔습니다. 대표적인 유럽 빅클럽 맨체스터 시티, 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처럼 유럽 챔피언스리그(UCL)의 우승컵은 들어올리지 못한 겁니다. 2019-2020 시즌엔 결승까지 올랐으나, 바이에른 뮌헨에 패했죠. 특히 최근 두 시즌 동안은 ‘메시-네이마르-음바페’로 이어지는 세계 최강의 공격 라인을 구축함에도 16강에서 조기 탈락하는 굴욕을 맛봤습니다. 자국 대회에서만 우승하는 PSG를 두고 ‘우물 안 개구리’라는 조롱이 나오기도 했죠.

PSG가 이강인을 포함해 여러 선수를 대거 영입하며 전력을 보강한 것도 결국 UCL 정상을 향한 열망이 반영된 것인데요. 바르셀로나와 스페인 국가대표팀을 지도했던 루이스 엔리케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긴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2013년 이후 PSG는 토마스 투헬 감독을 제외하곤 빅클럽 경험이 없는 감독들을 등용했습니다. 여기에 PSG 스카우터 담당 디렉터는 이강인에게 PSG 1군과 UCL 출전권을 보장했다고 합니다. UCL 우승을 위해 전반적인 영입 기조를 변경한 겁니다.

▲6월 16일 오후 부산 연제구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 대한민국과 페루의 경기에서 이강인이 관중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6월 16일 오후 부산 연제구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 대한민국과 페루의 경기에서 이강인이 관중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이강인, 출전 시간 줄어들 수도” vs “주전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설 것”

이강인의 PSG 이적이 확정되면서, 이제 관심은 주전 여부에 쏠렸습니다. 메시가 팀을 떠났어도 PSG에는 세계 최고의 공격 자원 음바페, 네이마르가 활약하고 있습니다. 초호화 군단인 만큼, PSG에서는 주전 경쟁은 험난할 수밖에 없죠.

유럽 축구 통계 매체 트랜스퍼마크트가 발표한 ‘2023-2024시즌 PSG 예상 라인업’에는 네이마르, 음바페, 마르코 아센시오가 나란히 이름을 올렸습니다. 또 PSG가 추가 영입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주전을 향한 경쟁은 지금보다도 치열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이강인의 출전 시간은 오히려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죠.

그러나 일부 현지 매체는 이강인의 활약을 낙관적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적 후 치열한 경쟁은 사실 당연한 요소고, PSG가 UCL 우승을 목표로 두고 있는 만큼 활발한 로테이션도 필수라 이강인에겐 발렌시아 시절보단 확실히 많은 기회가 주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겁니다.

특히 PSG가 그간 유럽 대항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한 이유로는 ‘창의성 부족’이 꼽혔는데, 이강인이 이를 해결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강인은 지난 시즌 마요르카에서 드리블 성공 2위(90회)를 기록했고, 키패스(슈팅으로 연결되는 패스)도 경기당 1.5개씩을 올린 바 있습니다. 이강인은 메시와 같은 왼발잡이에, 측면과 중앙에서 모두 뛸 수 있어 테크닉 역시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기도 합니다.

이에 프랑스 축구 전문 매체 풋메르카토, 스페인 마르카 등은 PSG의 2023-2024시즌 예상 라인업에서 이강인을 주전 공격형 미드필더로 점찍기도 했습니다.

▲(출처=PSG 공식 홈페이지)
▲(출처=PSG 공식 홈페이지)
이강인 “이기고 싶은 욕망 많아…팀 우승 도울 것”

주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상황에서, 이강인에겐 신임을 쌓아야 한다는 첫 과제가 주어졌습니다. 현지 매체도 이강인의 지난 활약에 대해 호평하고 있고, 메시의 공백을 메울 선수로 조명하는 만큼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분석인데요. 그가 초반 훈련과 경기에서 활약하는 모습이 주전 여부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강인은 구단과의 인터뷰에서 “세계에서 가장 큰 팀 중 하나인 PSG에 합류해 기쁘다”면서 “이기고 싶은 욕망과 갈증이 많다. 나는 양쪽 날개에서 뛸 수 있는 미드필더이고, 공을 잘 다루는 기술이 있다. 팀 승리를 돕기 위해 이곳에 왔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는데요. 한국 축구 팬들은 이강인이 UCL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장면을 벌써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강인은 오늘부터 시작되는 팀 훈련에 합류합니다. PSG는 25일부터 일본에서 진행되는 프리시즌 투어에서 알 나스르(사우디아라비아), 세레소 오사카(일본), 인터 밀란(이탈리아) 등과 경기를 펼치는데요. 이강인도 여기서 PSG 데뷔전을 치를 예정입니다.

한국 팬들도 PSG 유니폼을 입은 이강인의 모습을 보게 될 전망입니다. 10일 축구계에 따르면 PSG는 다음 달 1일 일본 도쿄에서 인터 밀란과 친선 경기를 마친 후 한국으로 넘어와 3일 K리그1 전북 현대와 경기를 치를 예정입니다. 이는 K리그-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맨체스터 시티-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한국 투어를 추진한 쿠팡플레이의 초청으로 진행되는데요. 현재 쿠팡과 대한축구협회는 PSG 초청 경기와 관련된 막판 협의를 진행 중입니다.

PSG의 방한이 확정된다면 이강인은 처음으로 프로 축구 유니폼을 입고 한국을 찾게 됩니다. 여기에 네이마르, 음바페 등 슈퍼스타들과 호흡을 맞추는 장면을 직접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돼 한국 팬들의 가슴이 웅장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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