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하반기부터 지속된 경기침체로 석유제품의 국내소비가가 줄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승용차용 연료인 휘발유 소비만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
이는 김기침체 심화에 따른 산업활동 부진에도 불구하고 휘발유 차량 등록대수가 경유차량에 비해 빠르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11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석유제품 소비는 1억9902만3000배럴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억481만1000배럴보다 2.8% 감소했다.
일평균 소비량 역시 올해 1분기 동안 하루 평균 221만1000배럴로 소비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8% 감소했다.
특히 나프타를 제외한 제품 소비 감소폭은 더욱 컸다. 나프타를 제외한 올 1분기 국내 석유제품 소비는 1억1764만2000배럴로 전년동기대비 3.6% 감소했다.
가장 급격하게 소비가 줄어든 제품은 난방용 연료인 등유로, 올해 1분기 소비량이 913만5000배럴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1%나 줄었다. 이는 겨울철 날씨가 이상기온으로 인해 예년보다 따뜻했던데다 가격이 싼 전기 등으로 난방용 연료가 바뀐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산업용 연료이자 대형 차량과 일부 승용차 연료로 쓰이는 경유 소비도 1분기 3139만배럴로 전년동기대비 7.4% 감소했다.
산업원료인 나프타는 8138만1000배럴로 1.6%, 항공유는 599만5000 배럴로 1.5%씩 각각 소비가 줄어들었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경기침체 심화에 따른 산업활동 부진 영향으로 경유, 등유, 항공유 중심으로 국내 석유소비가 감소했다"며 "특히 나프타를 제외한 제품소비 감소 폭은 더욱 커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소비 감소와 달리 휘발유 소비는 올해 1분기 1517만4000배럴로 지난해 같은기간의 1486만4000배럴보다 2.1% 늘어 벙커C유 등 중질제품과 액화석유가스(LPG)를 제외한 경질석유제품 가운데 유일하게 소비가 증가했다.
특히 3월 휘발유 소비량은 526만6000배럴로 지난해 3월에 비해 3.7% 증가했으며 올해 2월에 비해서는 10.8%나 급증했다.
이런 현상은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휘발유 차량의 빠른 증가세가 주원인이라는 게 석유공사측의 분석이다.
자동차공업협회의 자료에 따르면 올 1분기까지 휘발유 차량 등록은 전년동기대비 2.1%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차량 증가율과 휘발유 소비 증가율이 엇비슷한 수준이다.
석유화학 원료와 함께 차량용 LPG에 쓰이는 부탄의 1분기 소비량이 전년동기대비 3.0% 증가한 1430만5000배럴을 기록한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편 석유제품 수출은 올해 1분기 8173만1000배럴로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20.3% 증가했다. 특히 벙커C유를 제외한 경유, 항공유, 휘발유 등 경질제품의 수출 호조세가 지속됐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중유를 경질제품으로 전환 생산하는 고도화 시설의 경쟁우위를 바탕으로 경유의 일본, 중국, 호주 수출과 항공유의 중국 및 미국 수출 등이 호조를 이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