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바오 언니 됐대요”…용인 푸씨 집안 경사에 온 나라가 ‘들썩’ [이슈크래커]

입력 2023-07-11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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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바오가 쌍둥이 중 첫째를 입에 물고 있다. (사진제공=에버랜드)
▲아이바오가 쌍둥이 중 첫째를 입에 물고 있다. (사진제공=에버랜드)
‘푸공주’ 푸바오가 하루아침에 ‘맏언니’가 됐습니다. 쌍둥이 여동생이 태어난 겁니다.

삼성물산 리조트부문은 에버랜드 판다월드에서 생활하는 러바오(10세)와 아이바오(9세)가 쌍둥이 딸을 얻었다고 11일 밝혔습니다.

쌍둥이 아기 판다는 7일 산모 아이바오가 진통을 시작한 지 1시간여 만인 오전 4시 52분과 오전 6시 39분, 1시간 47분 차로 태어났는데요. 언니는 180g, 동생은 140g으로 세상에 나왔다고 합니다. 현재 몸무게가 98㎏에 이르는 맏언니 푸바오(3세)는 2020년 7월 태어날 당시 197g으로 남다른(?) 시작을 알린 바 있죠.

에버랜드 관계자는 “산모와 쌍둥이 아기 판다 모두 건강한 상태”라며 “엄마 아이바오가 푸바오 때의 육아 경험을 살려 아기들을 능숙하게 보살피고 있다. 사육사들이 아이바오의 산후 관리와 육아 보조를 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간 에버랜드 동물원은 혈액·소변 검사 등을 통해 아이바오·러바오 부부의 호르몬 변화 데이터를 과학적으로 분석하면서 짝짓기 성공 확률이 높은 시기를 찾아냈습니다. 이후 2월 중순 자연 교배에 성공, 쌍둥이 판다 자매를 안으며 결실을 봤죠. 이번 쌍둥이 자매의 탄생으로 에버랜드는 국내 최초 판다 자연 번식에 성공한 동물원이라는 타이틀에 이어 쌍둥이 판다 자연 번식에도 성공했다는 명성을 얻게 됐습니다.

이날 아침부터 전해진 경사에 한국 팬들은 물론, 해외에서도 폭발적인 관심을 보내고 있습니다.

▲에버랜드에서 국내 최초 자연 번식으로 태어나 생후 100일을 맞은 아기 판다 ‘푸바오’가 2020년 11월 4일 경기 용인시 에버랜드 동물원 판다월드에서 공개되고 있다. (뉴시스)
▲에버랜드에서 국내 최초 자연 번식으로 태어나 생후 100일을 맞은 아기 판다 ‘푸바오’가 2020년 11월 4일 경기 용인시 에버랜드 동물원 판다월드에서 공개되고 있다. (뉴시스)
판다, 개체 수 적고 임신도 어려워…푸바오도 출산 2주 전 확인

판다 자매의 탄생이 세간의 관심을 끈 건 판다가 매우 귀한 동물이기 때문입니다. 판다는 전 세계에서 1800마리 정도 남아 있는 멸종 취약종인데요. 중국은 1980년대부터 모든 판다를 오로지 대여 형식으로만 해외에 보내고 있습니다. 자국의 국보 동물인 판다를 다른 나라에 보내면서 친선을 다지는 상징으로 활용하면서 이른바 ‘판다 외교’를 펼쳐온 겁니다. 판다의 공급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어서 판다를 보유하고 있는 국가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미국, 영국, 프랑스 등 19개 나라 정도입니다.

판다는 임신과 출산이 극히 어렵습니다. 가임기가 1년에 단 한 번, 봄철 1~3일밖에 되지 않아 번식 성공부터 쉽지 않죠. 통상 가임기를 맞춰 봄에 짝짓기를 하고, 약 4개월의 임신 기간을 거쳐 7~8월에 출산하는데요. 판다들의 생일이 비슷한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입니다. 에버랜드 판다월드에 있는 판다들의 생일도 모두 7월에 몰려 있습니다.

여기에 임신 여부를 명확하게 알 수도 없습니다. 성체 체중의 약 0.1%에 불과한 미숙아 상태로 태어나는 판다 특성상 외형적으로 임신 여부를 확인하기도 어렵고, 상상임신 가능성도 높아 출산이 임박할 때까지 정확한 임신 사실을 파악할 수 없다는 설명입니다. 푸바오도 태어나기 2주 전에야 임신 사실이 확인된 바 있습니다.

워낙 작은 미숙아로 태어나다 보니, 생존율을 유지하기까지 각별한 보살핌과 관리도 필요합니다. 임신부터 출산 이후까지 뭐 하나 쉬운 게 없는 판다인데요. 다행히 에버랜드 동물원은 푸바오를 통해 판다의 임신과 출산 과정을 경험한 바 있습니다. 이번에도 24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가동하고 사육사와 수의사는 물론, 중국 판다보호연구센터에서 온 판다 전문가가 한데 뭉쳐 엄마 아이바오의 곁을 지켰다고 합니다.

아이바오는 최근 잠이 많아지고 식욕이 떨어지는 등 임신 가능성을 보여 지난달 중순부터 판다월드 내실에서 생활해왔습니다. 지난달 13일에는 아이바오가 방사장에서 하루 종일 잠을 잔 바람에 오후에 방사장을 쓰기로 한 푸바오가 산책을 못하는 일도 벌어졌죠. 아이바오의 변화와 더불어 ‘강바오’ 강철원 사육사와 ‘송바오’ 송영관 사육사까지 자취를 감추면서, 최근 며칠간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아이바오가 출산했다’는 이야기가 오갔습니다.

그러나 에버랜드 측은 당장 며칠 전까지도 “아이바오가 임신이 아니라고 부정하기 어렵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여왔습니다. 확실한 긍정도, 부정도 아닌 모호한 입장은 임신과 출산이 어려운 판다를 고려한 것이었죠. 아이바오가 무사히 쌍둥이를 출산하고, 모두가 안정기에 접어들었다는 판단 아래 출산 사실을 공개한 겁니다.

▲2021년 7월 20일 첫 생일을 맞은 판다 푸바오가 경기도 용인시 에버랜드에서 열린 랜선 돌잔치에서 돌잡이로 준비한 당근을 먹고 있다. (연합뉴스)
▲2021년 7월 20일 첫 생일을 맞은 판다 푸바오가 경기도 용인시 에버랜드에서 열린 랜선 돌잔치에서 돌잡이로 준비한 당근을 먹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도 아이바오 출산에 관심…“푸바오 동생 생겼다!”

푸바오의 동생 소식에 중국 현지에서도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앞서 중국 관영 언론 CCTV 등 현지 매체들은 아이바오가 이달 중 둘째를 낳는다는 소식을 8일 전했는데요. CCTV는 “아이바오의 출산 예정 시기인 7월에 접어들면서 판다 사육사들이 ‘전투 준비 상태’에 들어갔다”며 “이들은 돌아가며 아이바오의 곁을 지키고, 수시로 상황을 검사하며 아이바오를 보호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CCTV는 강 사육사가 바오 가족을 온 마음을 다해 아낌없이 돌보는 모습이 중국 누리꾼들에게 감동을 줬다는 이야기도 전했습니다. 이어 중국 누리꾼들이 에버랜드를 방문해 강 사육사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고 덧붙였죠.

그리고 11일 아이바오가 쌍둥이 자매를 건강히 출산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주한 중국대사관은 이날 위챗 공식 계정에 ‘푸바오: 내가 언니가 됐어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면서 “한국에 살고 있는 판다가 3년 만에 다시금 낭보를 보내왔다”고 알렸습니다.

대사관은 “에버랜드는 전력을 다해 지원하고 세심히 보살피며 24시간 판다의 상태를 살폈다”며 “최근에는 중국 판다보호연구센터에서 특별히 전문가를 초빙해 협조를 구하기도 했다”고 설명했죠.

이어 “한국 판다 가족에 대한 한국 국민의 보살핌과 사랑에 감사하고, 태어난 두 아기 판다가 건강하게 자라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며 “아기 판다들이 빠른 시일 안에 관람객을 만나 더 많은 기쁨을 주고, 중한(한중) 우의 증진을 위해 새로운 긍정적 에너지를 불어넣어 주기를 바란다”고 기원했습니다.

중국 매체들도 쌍둥이 판다 탄생 소식을 앞다퉈 보도했습니다. 관영 중국중앙TV는 웨이보를 통해 한중 양국 전문가들이 아이바오의 산후 건강 관리를 위해 실시간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죠.

중국 누리꾼들도 애정 어린 응원을 보내고 있습니다. 웨이보에서 ‘아이바오 쌍둥이’ 해시태그는 이날 오전 11시(현지시간) 기준 최상단에 올랐습니다. 쌍둥이의 탄생을 기뻐하는 반응들이 이어졌고, 한국 사육사들의 노고에 감사를 표하는 반응도 다수 발견됐습니다.

▲아이바오가 쌍둥이 판다 자매를 돌보고 있다. (사진제공=에버랜드)
▲아이바오가 쌍둥이 판다 자매를 돌보고 있다. (사진제공=에버랜드)
푸바오는 중국 돌아간다…쌍둥이 자매는 당분간 ‘집중 관리’

그간 러바오·아이바오 부부와 딸 푸바오는 확실한 캐릭터와 관계성으로 국내는 물론 중국에서도 큰 사랑을 받아왔습니다. 온라인상에서는 ‘우아하지 않지만 깔끔한 러바오’, ‘깔끔하지 않지만 우아한 아이바오’, ‘깔끔하지도 우아하지도 않은 푸바오’ 등으로 세 가족을 묘사해 웃음을 자아냈는데요. 강 사육사, 송 사육사와의 호흡도 한 가족처럼 잘 맞아 이들을 ‘바오 패밀리’로 부르기도 했죠.

특히 푸바오는 사육사들과 손녀-할아버지 같은 호흡을 보여주면서 인기가 천정부지로 치솟았습니다. 여기에 유독 꼬질꼬질한 외모와 남다른 애교로 큰 사랑을 받았는데요. 에버랜드 판다월드를 방문하면, 푸바오의 모습을 담기 위해 출동한 대포 카메라를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최근 마감된 푸바오의 매니저 아르바이트에는 무려 1만3621명이 지원하기도 했습니다. 모집 인원이 3명인 걸 고려하면, 경쟁률은 4540:1에 달합니다. 에버랜드 인스타그램 계정에는 “돈을 내고서라도 매니저를 하고 싶다”, “다 필요 없고 푸바오 손만 잡게 해달라” 등 간절한 댓글이 쏟아졌죠.

에버랜드 공식 유튜브 채널, ‘말하는 동물원 뿌빠TV’ 채널 등에선 5월 한 달간 판다 관련 영상 조회 수가 무려 2500만 뷰를 기록했습니다. 또 에버랜드 전체 방문객 10명 중 1명은 인형, 헤어밴드 등 판다 관련 굿즈를 기념품으로 구입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푸바오는 중국이 임대 형식으로 국내에 보낸 판다인 만큼, 다시 중국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판다들은 성 성숙이 이뤄지는 생후 4년 차에는 종 번식을 위해 중국으로 돌아가곤 하는데요. 푸바오도 4세가 되는 내년엔 짝을 만나기 위해 중국으로 떠날 예정이죠. 푸바오의 부모 아이바오, 러바오도 2016년 임대한 판다로, 2031년에는 중국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판다가 중국으로 송환되면 한국에서 다시 볼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푸바오가 떠나는 시기는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지만, 많은 누리꾼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죠.

대신 푸바오의 쌍둥이 동생들이 팬들의 심란한 마음을 달래줄 것으로 보입니다. 에버랜드는 당분간 쌍둥이 판다 자매의 건강을 위해 일반에 공개하지 않을 예정인데요. 판다월드 내실에서 아기 판다들을 집중적으로 관리하면서 공개 시기를 조율한다고 합니다. 푸바오도 네 발로 걷고 대나무를 먹기 시작한 생후 6개월쯤 판다월드 방사장에 공개된 바 있습니다. 공개 전까지는 에버랜드 공식 유튜브 채널과 ‘말하는 동물원 뿌빠TV’ 채널, 네이버 카페 ‘주토피아’ 등을 통해 엄마 아이바오와 동거하는 쌍둥이 판다의 소식이 전해질 예정입니다.

강 사육사는 “푸바오에 이어 국내 최초로 쌍둥이 아기 판다가 태어나 매우 기쁘다”며 “많은 국민에게 희망과 행복을 전하는 판다 가족이 될 수 있게 잘 보살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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