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부동산 채권 부실에 12조 달러 신용시장 ‘흔들’

입력 2023-07-11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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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시장 스트레스 평가 3→4단계 상향
지난달 중국 기업들 6억 달러 상당 디폴트 때문
올해 부동산 정크본드 디폴트 확률 30%로 높아져
지방정부 부채 문제도 여전, 당국 경고까지

중국의 12조 달러(약 1경5600조 원) 규모 신용시장이 부동산 채권 부실에 흔들리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의 차이나크레딧트래커(CCT)에 따르면 중국 신용시장에 대한 스트레스는 지난달 3단계에서 4단계로 올라 2월 이후 최고 단계를 기록했다. CCT는 1~6단계로 나눠 시장이 받는 스트레스를 평가한다.

스트레스가 늘어난 주요인은 부동산 개발업체 시노오션그룹과 컨트리가든이 지난달 예정됐던 6억800만 달러 상당의 채권을 상환하지 못한 탓이다. 해당 금액은 올해 들어 월간 기준으로 가장 큰 채무액이다.

2021년 헝다그룹이 촉발한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의 채무상환 문제는 두 해를 넘기고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 지난해 역사적 수준의 디폴트(채무불이행)를 겪고서도 여전히 상당수의 미상환액이 남아있다. 중국 2위 건설업체인 차이나반케의 유량 회장은 지난주 주주총회에서 “주택 시장이 예상보다 나쁘다”며 “부동산 업계는 3월부터 압박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신규 주택과 기존 주택 판매 모두 지난달 더 떨어졌는데, 이는 6월 매출이 낙관적이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골드만삭스와 HSBC는 최근 정크(투기) 등급인 중국 부동산 채권의 올해 디폴트 확률을 30%까지 높였다. HSBC는 보고서에서 “당국의 경기부양책 부족으로 인해 부동산 판매 부진이 이어진다면 디폴트 확률이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신용시장이 흔들리는 또 다른 이유는 지방정부 부채 문제와 관련 깊다. 앞서 인민은행은 상하이 자유무역시험구에서 판매되는 역외채권인 진주채를 매입할 때 신중해야 한다고 대형 은행들에 지시했다. 자금난에 빠진 지방정부들이 역내 채권 발행에 어려움을 겪자 규제 허점을 이용해 진주채 시장에 몰리기 시작했고, 당국이 이를 경계한 것이다. 1월부터 5월까지 진주채 발행액은 역대 최고치인 99억5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2배 수준이다. 인민은행은 “자유무역시험구 채권시장은 그 이름에 걸맞게 존재해야 하고 역외채권이라는 지위를 준수해야 한다”며 “유관 기관들은 위법행위에 손대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당국은 숨겨진 부채를 관리하는 노력과 부채 문제가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막으려는 노력 사이에 균형을 맞추고 있다”며 “역내 채권에 대한 디폴트가 증가하고 부실한 부동산 업계에 대한 우려가 재발하면서 중국 신용시장 압박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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