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악화·재무 부담 우려…건설사 더 짙어진 '먹구름'

입력 2023-07-16 14:00 수정 2023-07-16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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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건설현장 모습.  (사진=픽사베이)
▲한 건설현장 모습. (사진=픽사베이)

부동산 시장이 침체를 벗어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지만, 건설사에 낀 먹구름은 더욱 짙어진 모습이다. 원자잿값 상승으로 수익성 악화가 지속되고 미분양이 늘면서 재무부담도 커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런 영향으로 신용등급이 추락하는 곳이 나올 가능성도 제기된다.

16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건설사의 수익성은 하반기에도 개선되지 않을 전망이다.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 등으로 인한 원가부담이 계속될 수밖에 없어서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채산성이 우수한 현장들의 공사가 마무리되고 인상된 건자재 가격이 적용된 신규 현장 비중이 점차 높아지면서 건설사의 수익성은 2021년 이전보다 낮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건설과 GS건설, 대우건설 등을 포함한 주요 건설사의 이자·세금 차감 전 이익(EBIT)을 모두 합쳐도 4000억 원을 밑돌 수 있다는 관측이다.

수익성이 살아나지 않으면서 재무부담도 계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험도 마찬가지다.

전지훈 한국신용평가 연구위원은 "PF 보증 규모가 분양경기 저하에 따른 기존 우발채무 해소 지연 등으로 올해도 줄지 않고 있다"며 "신규 현장의 사업성 저하, 금융시장의 투자심리 악화 등을 고려하면 건설사의 PF 위험이 축소될 때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PF 보증 가운데 상대적으로 위험 수준이 높은 미착공사업장 비중이 과반을 차지하는 것도 불안요소라고 강조했다.

홍세진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작년 하반기 이후 주택가격 하락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여전히 과중한 미분양부담 수준을 생각하면 PF 차입금 차환위험이 상존하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특히 유동성 대비 PF 우발채무가 과다한 건설사를 중심으로 유동성 위험이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건설사의 수익성과 재무 상태가 압박을 받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신용등급이 하락하는 건설사가 추가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전 연구위원은 "건설업의 신용등급 하향 압력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주택경기의 본격적인 회복이 지연되면 현재 주로 중견 이하 건설사가 직면한 신용위험이 상위 건설사로 전이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6월 말 현재 하향 가능성이 있음을 의미하는 '부정적' 등급 전망을 받고 있는 건설사는 롯데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 벽산엔지니어, 일성건설 등이다.

롯데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은 한국기업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 한국신용평가 등 국내 3대 신용평가사 모두가 '부정적' 등급 전망을 부여했다. 롯데건설은 과중한 PF 보증 관련 리스크, HDC현대산업개발은 재무안정성 회복과 광주 사고 현장에 대한 행정처분 결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게 주요 이유다. 벽산엔지니어과 일성건설은 한기평이 영업실적과 재무안정성 저하를 근거로 부정적 등급을 줬다. 태영건설과 한신공영은 상반기 중 신용등급이 하향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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