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막는 킬러규제]➅ 지자체도 대형마트 門 열어줬는데…국회는 10년째 휴업

입력 2023-07-13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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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월 2회 대형마트 의무휴업, 전통시장 보호 명분 2012년 시

소비자는 온라인 쇼핑몰로 이동
지자체 "실효성 無" 휴업일 변경
8개 개정안 국회 계류...정치권 뒷짐

(이투데이 그래픽팀)
(이투데이 그래픽팀)

대형마트 영업 규제를 두고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고 있지만 대형마트를 옥죄고 있는 빗장은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 다만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킬러 규제 철폐를 강조하자마자 정부부처 합동 태스크포스(TF)가 꾸려진 만큼 유통업계 내부에서는 규제 해소에 대한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재 대구시와 청주시, 일부 지자체를 제외하고 전국 대부분 지역에 있는 준대규모점포(대형마트, SSM)는 매월 2회 공휴일에 쉰다. 또 자정부터 오전 10시까지 영업을 할 수 없다. 이는 현행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른 것으로 대형마트와 SSM의 영업 규제는 2012년 처음 실시됐다.

이런 가운데 올해 초 대구시가 광역·특별시 중 처음으로 준대규모점포의 의무휴업일을 둘째·넷째 일요일에서 월요일로 전환했고 청주시도 수요일로 바꿨다. 지역 유통업체간 상생 협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소비자 편익 증진을 위해 의무휴업일 변경을 결정했다는 게 이들 지자체의 공통된 설명이다.

그간 대형마트 영업규제를 두고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목소리는 꾸준히 제기돼 왔다. 대한상공회의소, 한국유통학회가 닐슨을 통해 2015~2022년까지 7년간 일상 소비재의 구매 채널 변화를 실증 분석한 결과 대형마트, 전통시장, 골목 슈퍼 이용객 상당수가 온라인으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시 달서구 홈플러스 성서점 매장 입구에 둘째·넷째 일요일 정상영업한다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유승호 기자 peter@)
▲대구시 달서구 홈플러스 성서점 매장 입구에 둘째·넷째 일요일 정상영업한다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유승호 기자 peter@)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미 유통시장이 이커머스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의 경쟁 구도보다 온·오프라인간 대결이 주요한 프레임으로 전환됐다”면서 “규제의 형평성 측면도 고려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 속에서도 정치권의 움직임은 소극적이었다. 국회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현재 발의된 유통산업발전법 일부개정 법률안은 21개다. 이 가운데 8개 법안이 대형마트 의무휴업에 관련된 것이지만 계류된 상태다.

이런 가운데 윤석열 정부 들어서 대형마트 영업 규제를 해소해야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받고 있다. 특히 이달 윤 대통령이 킬러 규제 철폐를 강조하자마자 국무조정실은 5일 킬러 규제 개선 TF를 꾸렸다. TF에는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환경부, 고용노동부 등이 포함됐다.

유통업계 내부에서는 규제 해소에 대한 기대감도 다시 피어오르고 있다. 지난해 8월 국무조정실이 규제심판회의 안건으로 대형마트 영업제한 규제를 채택한데 이어 대·중소유통 상생 협약까지 맺었지만 이후 흐지부지됐는데 윤 대통령의 ‘킬러 규제’ 발언으로 다시 급물살을 탔기 때문이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이투데이DB)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이투데이DB)

유통업계 관계자는 “실효성 없는 일방적 규제보다 소비자 편익과 진정한 전통시장과의 상생을 위해 정책과 제도를 좀 더 유연하게 개선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실효성이 떨어지는 규제는 손질하는 게 맞지만 소상공인을 위한 상징적인 보호막이 사라지는 만큼 규제를 풀기 전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대형마트 영업규제에 대한) 실효성은 옛날부터 계속 제기돼 왔던 문제였고 심지어 온라인 비중이 커지는 등 시장 환경도 많이 바뀌었다”며 “다만 (대형마트 영업규제는)소상공인 보호막으로 가장 상징적인 규제인 만큼 없애는 부분에 대해서는 소상공인들과 많은 소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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