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돌아온 손정의 “1억 줄테니 AI 혁신 아이디어 제시하라”

입력 2023-07-1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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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사업 확대 구상에 전념… 45조 엔 장전 완료해 AI 패권 경쟁 본격 뛰어들어
손정의 회장, 사내 챗GPTㆍ생성형 AI 활용 아이디어 공모…상금 1억 원 제시
소프트뱅크, 생성형 AI 독자 개발 착수…콜센터에서 금융·의료 등 기업용 AI 개발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21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출처 니혼게이자이신문 동영상 캡처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21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출처 니혼게이자이신문 동영상 캡처

“AI, AI, AI”

비전펀드 투자 실패로 체면을 구긴 손정의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이 5조 엔(45조억 원)을 장전해 인공지능(AI)으로 다시 한 번 승부수를 던졌다. 미국·중국 등이 주도하고 있는 AI 패권 경쟁에서 소외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12일 본지 취재 결과, 손 회장은 최근 상금 1억 원을 내걸고 소프트뱅크그룹 챗GPT 및 생성형 AI 활용 아이디어 공모전을 개최했다. 첫 대회에는 5만2000건의 제안서가 접수되는 등 내부 열기가 치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공모전은 소프트뱅크가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 기술에 대한 선제적인 투자가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손 회장이 서둘러 AI 경쟁에 합류하는 동시에 내부 민심을 달래고 결속을 다지기 위해 추진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공모전에서는 AI를 활용한 데이터 제공자에 대한 보상 프로그램이 1등을 차지했다. 소프트뱅크에 정통한 관계자는 “손 회장이 지난달 21일 열린 그룹사 미팅에서 1등 1억 원의 상금을 지급했다”며 “미팅 말미에 그룹사 전직원들이 ‘AI, AI, AI’를 외치며 AI 패권 경쟁에서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특히 1억 원이라는 파격적인 상금 조건을 내건 배경에는 AI로 투자손실을 만회하겠다는 손 회장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소프트뱅크는 그룹 차원에서 사내에서 생성형 AI 활용 공모전을 매달 여는 등 본격적으로 AI를 활용한 사업에 뛰어들 방침이다.

지난해 소프트뱅크가 9700억 엔(약 8조9000억 원)의 적자를 기록하면서 자취를 감췄던 손 회장은 그동안 경영활동을 줄이고 AI 사업 확대 구상에만 전념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 회장은 지난달 21일 열린 소프트뱅크 그룹 주주총회에서 “AI 혁명을 물밑에서 준비하고 있으며 그 혁명의 선봉에 서겠다”며 화려하게 복귀를 알렸다.

이 때문에 그동안 비전펀드 투자사업 부진으로 신규 투자에 방어적이었던 손 회장이 AI를 주축으로 공세를 펼치겠다는 방침을 선포한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는 “AI시대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되는 회사들에 투자했다”며 “3년간 수비를 철저히 해 수중에 5조엔(약 45조원)이 넘는 현금이 있다. 이제부터 반전 공세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소프트뱅크 그룹은 그동안 산하 투자 펀드를 통해 AI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데 그쳤지만 앞으로 독자적으로 생성형 AI 개발에도 뛰어들겠다고 밝혀 주목을 받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연내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생성형 AI 개발에 착수할 예정이다. 콜센터 AI 서비스를 시작으로 금융·의료 등 전문지식에 특화한 기업용 AI를 만들겠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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