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재무 제표 편입…수혜주는 커스터디 업체?

입력 2023-07-16 17:00 수정 2023-07-17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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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가상자산 회계 기준 발표에 코인 거래소 부담
공정위 기업집단 지정으로 각종 규제 편입될 가능성
“3자 위탁 재무제표 계상 안 될 것”…커스터디업 호재?

금융위원회 가상자산 회계 기준 발표에 따라 코인 거래소가 보관 중인 고객 위탁 코인도 자산으로 인식될 가능성이 생겼다. 거래소 입장에선 기업집단 지정 시 여러 규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부담이 될 전망이다.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가상자산 회계공시 투명성 제고방안에 따르면 가상자산 사업자는 경제적 통제권을 고려해 고객 위탁 가상자산에 대해 자산·부채 인식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일부 가상자산 거래소는 고객 위탁 코인이 자산에 계상되면 기업집단이 돼 제한과 의무 등이 발생할 예정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매년 4월 공시기업집단대상(자산총액 5조 원 이상)과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자산총액 10조 원 이상)을 지정한다. 공시기업집단에 지정되면 △대규모내부거래 의결 △비상장회사 중요사항 및 기업집단 현황 △공익법인 이사회 의결 등 공정거래법에 따른 공시 의무를 갖는다.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지정될 경우 상호출자, 순환출자, 채무보증까지 금지된다.

공정위는 지난해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를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했다. 2021년 말 기준 두나무 자산총액이 10조8225억 원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이 중 고객 예치금(원화)이 5조8120억 원 이었다. 당초 고객 예치금은 자산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 당초 고객 예치금은 자산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 공정위는 금융·보험업을 하는 회사 자산 규모 책정 시 고객 예치금을 자산에 포함하지 않는다. 그러나 두나무는 ‘블록체인 기반 암호화 자산 매매 및 중개업’으로 분류돼 고객 예치금까지 자산으로 인식됐다.

고객 예치금과 더불어 고객이 예치한 가상자산도 자산에 편입될 수 있다는 말도 나왔다. 다만, 당시 김재신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은 “고객 소유 코인은 회사 통제 가능성이 있고 거기서 경제적인 효익이 발생하는 경우 자산으로 보는데 이는 두나무가 갖게 된 효익이 없기 때문에 고객 코인은 자산에서 제외했다”고 언급했다.

고객이 맡긴 가상자산이 자산으로 인식됐을 때 당시 두나무 자산 총액은 42조6245억 억원으로 4배 이상 증가한다. 같은 기준을 적용했을 때 빗썸을 운영하는 빗썸코리아의 당시 자산총액은 11조6244억 원으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해당한다.

일각에서는 고객 위탁 가상자산을 임의 처분할 수 없는 거래소 특성상 공정위 기업집단 지정에 영향을 주는 건 불합리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회계법인 관계자는 “금융위 문구대로 해석하면 기업집단 지정이 가능할 수 있다”라면서도 “고객자산은 회사가 판매할 수 없어서 단순 자산 크기만 가지고 기업집단에 지정되는 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기업집단 지정을 회피하기 위해 제 3자에게 코인을 수탁할 수도 있을 거라는 얘기가 나온다. 즉, 전문 커스터디 업체에 고객이 위탁한 가상자산을 맡길 수 있다는 의미다. 금융정보분석원(FIU) 가상자산 사업자 현황에 따르면 코다(KODA), 케이닥(KDAC), 카르도 등이 가상자산 커스터디 업무를 하고 있다.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수 조원에 달하는 코인을 커스터디할 경우 영업이익 상승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문 커스터디 업체에 고객 위탁 가상자산을 맡기면 재무제표에 계상되지 않을 것”이라며 “거래소는 순수 거래 중개만 하게 될 수 있다”라고 내다봤다.

금융정보분석원(FIU) 가상자산 사업자 현황에 따르면 코다(KODA), 케이닥(KDAC), 카르도 등이 가상자산 커스터디 업무를 하고 있다.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수 조원에 달하는 코인을 커스터디할 경우 영업이익 상승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다만, 아직까지 공정위가 고객이 위탁한 가상자산을 기업집단 지정에 반영할지는 미지수다. 회계 법인 관계자는 “결국 기업지정은 공정위에서 하기 때문에 법률적으로 고민이 필요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그동안 가상자산 관련 회계 공시가 다소 불명확해 투자자에게 혼란을 초래한 부분이 있었다”며 “금융당국이 발표한 방안에 따라 보다 일관되고 명확한 정보 제공이 가능해져 투명한 시장환경 조성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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