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메인넷 잇단 '리저브 소각'…일각에선 “리저브제로 좋은 전략 아닐 수도”

입력 2023-07-15 07:00 수정 2023-07-15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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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브렉스, MBX 토큰 총 발행량의 67% 재단 보유 물량 소각
핀시아가 쏘아올린 ‘리저브제로’ 열풍…‘신뢰도 회복’ 목적
일각에선 “리저브제로 신뢰와 무관, 경쟁력 저하” 평가도

▲마브렉스는 19일 MBX 코인 약 6.7억 개를 소각할 예정이라고 12일 밝혔다. (사진제공=마브렉스)
▲마브렉스는 19일 MBX 코인 약 6.7억 개를 소각할 예정이라고 12일 밝혔다. (사진제공=마브렉스)

‘리저브’에 대한 관심이 다시 한번 높아지고 있다. 앞서 국산 메인넷 핀시아와 클레이튼 등이 ‘리저브제로’ 정책을 내놓은 데 이어 마브렉스가 대규모 재단 물량 소각을 발표하면서다. 다만 업계 내에서도 리저브와 리저브제로 정책 등에 대한 평가는 여전히 엇갈리는 상황이다.

▲홍진표 마브렉스 리드가 '쟁글 어돕션 2023' 행사에서 'MBX체인과 생태계 확장'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이시온 기자 zion0304@)
▲홍진표 마브렉스 리드가 '쟁글 어돕션 2023' 행사에서 'MBX체인과 생태계 확장'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이시온 기자 zion0304@)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넷마블의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마브렉스가 12일 대규모 재단 물량 소각을 발표하며 재단 보유 물량, 리저브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소각 대상은 총 발행량(10억 개)의 67%인 약 6억7000만 개다. 재단은 19일 관련 내용이 공시한 뒤 소각을 진행할 예정이다.

다만 이번 마브렉스의 대규모 재단 물량 소각은 지난해 8월 발표한 2026년까지의 MBX 토큰 분배 일정에 포함되지 않은 토큰만 소각하는 것이라, 재단 보유 선발행 물량을 완전히 소각하는 것은 아니다. 공개된 MBX 분배 계획에는 생태계 펀드와 커뮤니티 펀드 등 생태계 확장을 위해 재단이 활용할 수 있는 선발행 물량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미유통 KLAY 물량 (리저브) 처리 계획안 (사진=클레이튼)
▲미유통 KLAY 물량 (리저브) 처리 계획안 (사진=클레이튼)

마브렉스보다 앞서 3월에 재단 물량 소각을 발표한 카카오의 클레이튼 역시 비슷한 방식의 재단 물량 소각을 진행했다. 클레이튼은 3월 거버넌스 카운슬(GC) 투표를 통해 소각이 결정된 뒤, 미유통 클레이 72억8000만 개 중 52억8000만 개(73%)를 4월에 우선 소각했다. 남은 미유통 클레이 20억 개 역시 ‘클레이 가치 제고 리저브’로 분류해 3년 내 활용처를 찾지 못할 경우 소각할 예정이다.

▲핀시아는 선발행 물량이 아닌 블록보상의 20%만을 리저브 물량으로 배분해 활용한다. (출처=핀시아 백서)
▲핀시아는 선발행 물량이 아닌 블록보상의 20%만을 리저브 물량으로 배분해 활용한다. (출처=핀시아 백서)

국산 메인넷 중 가장 먼저 ‘리저브제로’를 선언한 것은 네이버 라인의 핀시아(구 라인링크)였다. 핀시아 재단은 네트워크에서 발생하는 블록 보상의 20%를 리저브로 분류해 투자 및 마케팅에 활용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토크노믹스2.0을 지난해 12월 발표해 주목받았다. 기존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이 선발행 물량을 리저브로 활용하는 것과 차별화한다는 전략이다.

가상자산 시장이 전체적인 침체기를 맞이하며, 재단이 우선 발행한 뒤 보유하고 있는 리저브 물량은 일종의 리스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재단이 보유한 선발행·미유통 물량이 프로젝트 투자 등에 무분별하게 활용될 경우, 과도한 유통량으로 인해 가치가 희석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가 투자자들과 소통하는 제2회 위믹스 AMA에 참석해 질문에 답하고 있다. (출처=위믹스 제2회 AMA)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가 투자자들과 소통하는 제2회 위믹스 AMA에 참석해 질문에 답하고 있다. (출처=위믹스 제2회 AMA)

반면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의 경우, 리저브제로를 실패한 전략이라고 평가하며 도입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 중이다. 장 대표는 지난달 진행한 제2회 위믹스 AMA 자리에서, 리저브 소각을 요구하는 이용자들에게 “몇 개 프로젝트가 이미 제로 리저브를 진행했지만 효과적인 전략이 아니었다”면서 “비전 달성을 위한 전략으로서도, 단기 가격 부양도 없었다”고 답했다. 생태계를 확장을 위한 프로젝트와 디앱 유치에 리저브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최화인 초이스뮤온오프 대표는 리저브제로가 메인넷의 투명성이나 신뢰도 회복과는 큰 연관이 없다는 입장이다. 최 대표는 “어차피 블록체인은 모든 행위가 트랜젝션에 남기 때문에 리저브제로를 한다고 해서 신뢰도가 올라가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블록체인이 트렌드에 민감한 부분이 있는데, 국산 메인넷들 사이에 ‘리저브제로’가 트렌드로 인식되는 것 같다”면서 “그 이유를 투명성과 신뢰도를 높이는 것이라고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최 대표는 메인넷 생태계 경쟁력 측면에서도 긍정적인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생태계를 구축할 때 여러 디앱과 프로젝트를 유치하기 위한 인센티브가 있어야 하는데, 체인 자체의 경쟁력만으로 초기에 생태계를 구축하기엔 무리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홀더 입장에선 물량이 줄어들면 가치가 늘어날 것이라 생각하는데, 가격은 생태계가 커져야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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