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 종점 변경을 둘러싼 논란이 사그라들 기미가 보이지 않자 국민의힘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원점으로 돌아가 재검토해야 한다’는 내부 목소리도 조금씩 나오고 있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이번 고속도로 건설 백지화 사태를 ‘야당의 정치 공세’로 규정하고 여론전에 뛰어들 생각이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참석하는 가운데 내주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를 열어 야당이 제기한 의혹들을 전면 반박하겠다는 게 여당의 방침이다.
현재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뒤 외압을 넣어 고속도로 종점을 김건희 여사 일가 땅이 있는 곳으로 변경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여당은 노선 변경 검토 자체가 문재인 정부 때 이뤄졌다고 반박하고 있다. 원안이 아닌 대안을 검토한 주체도 문 정부로 보는 게 맞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국민의힘은 야당의 의혹 제기에 강경하게 대응하고 있지만, 논란이 길어지면서 당내 일각에선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원점 재검토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조금씩 나오고 있다.
홍문표 국민의힘 의원은 14일 BBS ‘정영신의 아침 저널’에 출연해 “(양평 고속도로 논란과 관련해) 명명백백한 답을 만들려면 제3의 기관을 통해서 검증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예전에 예비타당성조사를 이미 진행했다고 하더라도 지금 (새롭게) 상황이 불거졌으니, 그걸 무시하고 10여 명 정도로 이루어진 ‘제3의 전문가들’을 구성해 문제를 다루고 정리해야 한다”며 “(전문가 구성과 관련해선) 민주당과 국민의힘에서 각각 추천을 하고, 정부에서도 추천을 하고 해서 9~11명 정도를 둘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각자) 당에서 입장 표명하는 것만으론 아무것도 못한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에 샌드위치돼(사이에 끼어) 있는 게 정부 입장”이라며 “공신력 있는 제3의 기구를 만들어서 검토하지 않으면 정파 싸움 밖에 안 된다”고 강조했다.
추후 진행될 국토위 현안 질의에 대해서도 ‘발전적 상황’을 기대할 수 없다는 주장도 나왔다. 홍 의원은 “국회에서 논쟁을 벌이다 보면 저속한 표현이지만 ‘패거리 싸움’으로 국민에게 비춰질 수밖에 없다”며 “각 당의 얘기만 하다 말 가능성이 크다. 국민에게 또 하나의 문젯거리나 잘못된 부분을 노출하는 일이라 발전적 상황이 기대되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한편, 당초 17일로 예정돼 있던 서울~양평 고속도로 관련 국토위 현안 질의는 여야 합의 하에 잠정 연기하기로 했다. 집중호우에 따른 수해 피해가 크고, 국토교통부가 재난 대책 부서인 점을 감안한 결정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