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고가아파트 1채로 저가아파트 5채 산다…“강남3구 대장 아파트 중심 양극화 심화”

입력 2023-07-17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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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 아파트 매매 시장이 전반적으로 회복세로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 등 핵심 입지 대장 아파트를 중심으로 양극화가 심화하는 모양새다. 시세총액 상위권 단지들은 상승세가 뚜렷한 반면 일부 외곽지역 단지들에서는 여전히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17일 KB부동산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KB선도아파트 50지수는 전월 대비 0.82% 상승했다. 이 지수는 매년 12월 기준 시세총액 상위 50개 단지를 선정해 매달 시가총액 변동률을 나타낸 것이다.

올해 KB선도아파트 50지수 변동률은 1월(-2.17%)~4월(-0.04%)까지 3개월 연속 하락폭이 줄더니 5월에는 0.10% 오르면서 상승 반전, 6월에는 0.82%로 상승 폭까지 넓혔다.

실제로 현재 시세총액 1위인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전용면적 84㎡형(28층)은 지난달 20억2000만 원에 매매 거래됐다. 이 아파트 해당 평형 비슷한 층(26층)이 1월 18억5000만 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5개월 새 1억7000만 원 오른 것이다.

시가총액 3위로 집계된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전용 84㎡형(16층)은 지난달 32억5000만 원에 팔렸다. 이 아파트 해당 평형(21층)은 1월 28억4000만 원에 거래된 바 있다. 5개월 새 4억1000만 원 올랐다.

시가총액 상위 단지가 많은 강남3구 아파트는 거래량도 많이 늘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5월 기준 강남3구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총 687건으로, 이는 올해 1월 거래량 289건과 비교하면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반면 이른바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등 서울 외곽 지역 단지들에서는 가격 하락세가 여전하면서 서울 내에서도 입지와 단지에 따라 양극화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노원구 중계동 동진신안 아파트 전용 134㎡형은 지난달 11억8500만 원에 거래됐다. 이 단지 같은 평형(3층)은 2월 13억 원에 거래된 바 있다. 4개월 새 1억1500만 원 내렸다. 도봉구 쌍문동 삼익세라믹 전용 79㎡형(10층) 역시 지난 1월 6억 원에서 이달 5억6000만 원으로 반년새 4000만 원이 빠졌다. 이 아파트는 전년 동기 거래금액 6억8900만 원(3층)과 비교하면 1억2900만 원 내렸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 전망대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고이란 기자 photoeran@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 전망대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고이란 기자 photoeran@

서울 내 양극화 심화 현상은 수치로도 나타난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5분위 배율은 4.7배로 집계됐다. 5분위 배율은 아파트값 상위 20%(5분위 가격) 이상 고가 아파트 평균 매매값을 하위 20%(1분위 가격) 저가 아파트 평균 매매값으로 나눈 것이다. 격차가 커질수록 아파트값 양극화가 커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실상 서울의 저가 아파트 5채 값이 고가 아파트 1채 값과 같은 셈이다. 서울 아파트 5분위 배율은 2021년 10월 4.1배→12월 4.2배→2022년 11월 4.5배→2023년 1월 4.6배→6월 4.7배 등 계속 상승세다.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 소장은 "최근에는 강남3구 중심으로 서울시 신통기획 등 정비사업 호재가 짙어지면서 해당 단지나 주변 단지 등에 이른바 똘똘한 한 채를 장만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며 "핵심 입지와 주변 입지 간 단지별 양극화 현상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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