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견학 도중 월북한 미국인은 현역 미군으로 드러났다.
워싱턴포스트(WP)와 뉴욕타임스(NYT),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18일(현지시간) 복수의 당국자를 인용해 "공동경비구역을 견학하다 무단으로 군사분계선을 넘어 월북한 미국인은 미군 이등병"이라고 보도했다.
이 병사의 이름은 트래비스 킹으로 나이는 20대 초반이다. 과거 폭행 혐의로 한국에서 체포된 적이 있는 이 병사는 추가 징계를 받기 위해 텍사스주 포트블리스로 이송될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그는 공항까지 호송됐으나, 비행기에 탑승하는 대신 갑자기 JSA 견학에 참여하게 됐다. 킹이 왜 미국행 비행기에 탑승하지 않았는지, 고의로 월북한 이유가 무엇인지 알려지지 않았다.
같은 견학 그룹에 속했던 목격자는 "이 남성이 판문점의 한 건물을 견학했을 때 갑자기 크게 '하하하' 웃더니 건물 사이로 뛰어갔다"고 전했다.
유엔사는 평소 주 4회, 한 번에 40명씩 한국인과 미국인 등을 대상으로 JSA 견학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사건 발생 직후 유엔사는 관할하던 판문점 견학 프로그램을 취소했다.
NYT는 "투어 가이드들이 그를 뒤쫓았으나 이미 북한 병사들이 그를 구금했다"고 보도했다. 주한미군 공보실장인 아이작 테일러 대령은 "고의로 허가 없이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한으로 들어간 것"이라고 확인했다.
주한미군이 JSA를 통해 월북한 것은 이례적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주한미군 월북 사건은 1962년 주한미군 제1기갑사단 소속 병사로 근무하던 중 월북한 제임스 드레스녹 사례 등이 있었다. 6·25전쟁 이후 월북한 미군은 총 4명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