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맞아?”…차별점 없는 ESG 펀드, 자금 유출세 ‘여전’

입력 2023-07-19 14:37 수정 2023-07-24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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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서 ESG 화두인데…ESG 펀드 설정액 감소세
ESG 펀드, 기존 주식‧채권형 펀드와 차별성 없어
기존 펀드 수익률 더 높아 투자 매력 낮아지기도
“더 명확한 ESG 평가 기준 필요”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펀드 시장에서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특히 ESG 채권펀드보다 ESG 주식펀드에서 자금 유출이 두드러지는 분위기다.

1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날 기준 ESG 주식펀드 설정액은 1조4788억 원으로 집계됐다. 연초보다 7.1%가량 감소한 규모다.

같은 기간 ESG 채권펀드 설정액도 1조7377억 원으로 나타났다. 연초(1조6077억 원)보다는 소폭 늘었지만, 올해 4월 2조4821억 원까지 늘었던 것에 비하면 30% 넘게 자금이 유출되는 모양새다.

시장에서는 올해 지속가능연계채권(SLB)이 국내 처음으로 상장하는 등 ESG가 대세로 떠오르며 관련 상품에 관심이 쏠릴 것으로 기대했으나, ESG 펀드 시장은 지지부진한 것이다. 앞서 현대캐피탈은 총 2200억 원 규모의 SLB를 12일 한국거래소에 국내 최초로 상장했다.

ESG 펀드에서 자금이 유출되는 이유는 기존 주식‧채권형 펀드와 차별점이 없기 때문으로 보인다. 상품명에 ESG가 들어간 펀드들도 막상 포트폴리오는 일반 펀드와 차이가 없어서다.

실제 ESG 주식펀드 상품의 경우 수익률이 좋은 상품의 포트폴리오를 살펴봐도 국내외 우량주를 보유 종목으로 삼은 경우가 대다수다. 국내 주식은 삼성전자, LG에너지솔루션, SK하이닉스 등을, 미국 주식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엔비디아 등을 높은 비중으로 보유한 상품이 많다.

이에 수익률 면에서도 기존 펀드와 차별성이 없어 특별한 투자 유인책도 없다. 연초 이후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은 24.78%지만, ESG 주식펀드는 16.71%로 이보다 낮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채권형 펀드는 3.01%, ESG 채권펀드는 3.71%로 큰 차이를 보이지 못했다.

최순영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ESG 기업 평가 방법이 개선은 되고 있지만, 아직 부족한 상태”라며 “좀 더 명확한 ESG 포트폴리오 모델을 확립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일반 포트폴리오에 들어가는 기업과 ESG를 평가해서 고른 기업이 비슷한 경우가 많아 차별성이 부족할 수 있다”며 “대형주면서 일반 포트폴리오에 많이 들어가는 기업이 ESG에 앞장서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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