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구명조끼도 안 입혔나”…예천 실종 해병대원 부모 오열

입력 2023-07-19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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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경북 예천군 보문면 미호리 내성천에서 119구조대원들이 실종자를 수색하고 있다. (사진=소방청 제공)
▲9일 경북 예천군 보문면 미호리 내성천에서 119구조대원들이 실종자를 수색하고 있다. (사진=소방청 제공)
경북 예천에서 실종자 수색에 나섰던 해병대원이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

19일 국방부와 해병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께 예천군 보문면 미호리 보문교 남단 100m 지점에서 폭우 실종자 수색작업을 수행하던 해병대 1사단 포병대대 소속 A(20) 일병이 내성천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

해병대는 이날 손을 잡고 대열을 맞추면서 하천을 수색했다. 그러던 중 하천 바닥이 갑자기 무너지면서 해병대원 3명이 물에 빠졌다. 이 중 2명은 수영으로 빠져나왔지만, A 일병은 미처 빠져나오지 못했다.

최초 신고자인 지역 주민은 연합뉴스에 ‘사고 당시 해병대원들이 구명조끼 없이 장화를 신고 일렬로 내성천에 몸을 담갔다’고 전했다.

또 다른 신고자는 “일부 대원은 허리 높이까지 물에 들어갔다”며 “내성천은 모래 강이라서 저렇게 들어가면 위험할 거 같아 걱정돼 계속 지켜봤는데 갑자기 한 간부가 뛰어와서 119에 신고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A 일병의 부모는 이날 낮 12시 30분께 실종 사고가 발생한 예천군 호명면 보문교 일대를 찾아 하염없이 오열했다. A 일병 부친은 중대장에게 “물살이 셌는데 구명조끼는 입혔냐. 어제까지만 해도 비가 많이 왔는데 왜 구명조끼를 안 입혔냐. 구명조끼도 안 입히는 군대가 어딨느냐. 기본도 안 지키니까”라고 절규했다.

A 일병 모친은 “착하게만 산 우리 아들인데, 그렇게 해병대에 가고 싶어 해서 가지 말라고 했는데도 갔다. 내 아들 어딨나”라며 주저앉았다.

A 일병 구조를 위해 이날 예천 지역 모든 실종자 수색은 일시 중단됐다. 수색 당국은 헬기 11대, 드론 12대, 구조견 9마리, 보트 13대를 투입해 A 일병을 찾고 있다.

경북도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호우에 따른 도내 인명피해는 사망 23명, 실종 4명, 부상 17명이다.

지역별 사망자는 예천 13명, 영주 4명, 봉화 4명, 문경 2명이다.

사망자 피해 유형은 산사태(매몰) 16명, 주택 매몰 2명, 주택 침수(매몰) 1명, 물에 휩쓸림 4명이다. 아직 발견되지 않은 실종자 4명은 모두 예천 주민으로 산사태(매몰) 2명, 물에 휩쓸림 2명이다.

당국은 해병대원 실종자 1명은 혼선을 줄 수 있어 인명피해에 합산하지 않고 별도로 표시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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