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가 빅데이터 산업 육성에 팔을 걷어부쳤다. 조달비용 상승과 대손충당금 적립 등업황 악화로 수익성 확보에 난항을 겪고 있는 카드사들이 신 수익원 발굴을 위해 데이터 사업을 정조준 한 것이다.
23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19일 제14차 정례회의를 열고 신한카드·삼성카드·BC카드를 데이터 전문기관으로 지정했다. 비금융정보와 결합한 다양한 금융 상품 출시도 가능해져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도 기대될 것으로 풀이된다.
데이터 전문기관은 데이터 결합을 전문적으로 지원해 익명정보의 적정성을 평가하는 기관으로 빅데이터의 안전하고 효율적인 활용을 위해 금융위가 신용정보법에 의거해 지정한다. 카드사의 경우 이용자들의 소비행태 분석 등 그동안 쌓아온 데이터 분석 능력을 활용해 데이터 전문기관으로서 경쟁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데이터 산업은 꾸준한 성장세다.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에 따르면 데이터 산업 시장 규모는 △2020년 20조 원 △2021년 22조9000억 원 △2022년 25조1000억 원으로 조사됐다. 연평균 성장률 10%가 넘는 수준이다.
이에 따라 카드사들도 데이터 사업을 중심으로 신사업 발굴을 통한 수익 확대에 한창이다. 이번 데이터 전문기관 지정으로 기존의 데이터보다 양질의 데이터를 얻게 돼 시장 분석뿐만 아니라 새로운 금융 상품 출시도 예상된다. 데이터 결합 과정에서 수수료를 받아 수익도 얻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BC카드는 이번 데이터 전문기관 면허를 비롯해 마이데이터(고객신용정보관리업), 개인사업자CB 본허가, 가명정보 결합전문기관 등 데이터 사업을 영위하기 위한 4대 핵심 인허가를 모두 취득했다. 해당 데이터 면허를 기반으로 온라인 소상공인 대출프로그램, 대안신용평가 등 다양한 서비스를 출시 계획이다.
신한카드도 기존의 민간데이터 댐 ‘그랜데이터(GranData)’ 사업, 마이데이터 사업, 개인사업자CB 사업과 더불어 데이터 사업 라인업을 새롭게 완성하게 됐다. 지난해 데이터 판매로 1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거둔 만큼 카드사 중 가장 발 빠르게 데이터 사업을 추진 중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 축소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규제로 인해 주 수익원인 신용 사업 비중이 감소하고 있어 신사업 발굴에 집중하는 상황”이라며 “카드사들은 카드 결제를 바탕으로 양질의 소비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어 빅데이터에 기반한 상품 및 서비스 개발에 강점이 있다”고 말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이번 데이터 전문기관으로 지정을 계기로 가명정보 결합·활용을 통해 이종업종과의 데이터 협업을 더욱 활성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