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항공사들, 폭염에 연료 덜고 승객 줄인다

입력 2023-07-23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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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온에 공기 밀도 낮아져 비행기 양력도 줄어
양력 늘리려면 비행기 가볍게 해야
최근 델타항공 지연ㆍ실신 사태도 이와 관련
폭염에 따른 냉각 시스템 고장도 재점검

▲델타항공 여객기가 2021년 12월 22일 하츠필드-잭슨 애틀랜타 국제공항을 떠나고 있다. 애틀랜타(미국)/로이터연합뉴스
▲델타항공 여객기가 2021년 12월 22일 하츠필드-잭슨 애틀랜타 국제공항을 떠나고 있다. 애틀랜타(미국)/로이터연합뉴스
미국 항공사들이 일부 지역을 강타한 폭염으로 인해 항공편 운항 시 연료를 덜거나 승객을 줄이는 등의 조처를 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얼리전트항공은 미국 남서부 일대가 계속해서 고온을 유지함에 따라 승객의 안전과 편의를 위해 운항을 지연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얼리전트항공이 기반을 두는 라스베이거스는 지난달 말 이후 줄곧 38도를 웃돌고 있으며 당국은 폭염주의보를 23일까지 연장한 상태다.

일반적으로 기온이 높아지면 공기 밀도가 낮아지면서 엔진 성능과 주어진 속도에서 생성되는 양력이 감소한다. 폭염 속 충분한 양력을 만들기 위해선 이륙 중량이 더 가벼워야 하고 이륙 거리도 길어야 한다. 이로 인해 항공사들은 비행기 무게를 최대한 줄이려 하고 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13일 시민들이 열을 식히기 위해 쿨링 미스트 구간을 지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미국)/AP뉴시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13일 시민들이 열을 식히기 위해 쿨링 미스트 구간을 지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미국)/AP뉴시스
지난주 델타항공의 애틀랜타행 항공편이 지연된 이유도 중량 문제 때문이었다. 당시 항공사는 라스베이거스에서 애틀랜타로 가려던 승객들에게 자발적으로 내릴 기회를 제공했고 일부는 비행기를 떠났다. 나머지 승객들은 에어컨 없이 3시간 넘게 기내에서 머물러야 했는데, 이 과정에서 여러 명이 실신하기도 했다. 여객기가 게이트에 머물 땐 외부 냉각 장치를 통해 에어컨을 작동하지만, 극한의 더위로 작동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이후 델타항공은 성명에서 “극심한 더위가 항공기에 미치는 영향을 해결하기 위해 추가적인 프로토콜을 마련했다”며 “무게와 균형을 고려해 연료를 적게 적재하고 필요하면 노선 안에서 재급유하도록 스케줄을 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메리칸항공 역시 중량 줄이기에 동참했다. 관계자는 “중량 문제를 피하고자 운항 계획을 변경했다”며 “고온으로 인한 운항 지연은 적었지만, 바꾼 계획 덕분에 중대한 영향을 피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여객기에 연결된 제트 브릿지(탑승교) 열기를 식히기 위해 추가 조처하고 있다”며 “여객기 엔진이 꺼졌을 때 작동하는 보조 동력 장치에 대한 정비도 마쳤다”고 덧붙였다.

이 외에 델타항공과 아메리칸항공, 유나이티드항공은 수하물 처리와 같이 야외에서 근무하는 인력에 더 많은 휴식을 제공하고 그늘과 냉각수건을 사용하게 하는 등 조처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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