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니뇨’ 리스크 잊은 신흥시장…투자 경고등 켜져

입력 2023-07-24 16:56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일본서 신흥국 4개국 통화 순매수 2년여 만에 최고
금리인상 막바지 전망에 고수익 통화에 몰려
엘니뇨 현상 간과 우려도 커져
이상기후, 식량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엥겔지수 높은 신흥국 직격탄

▲인도네시아 드막에서 한 오토바이 운전자가 물에 잠긴 거리에서 오토바이를 끌고 걸어가고 있다. 엘니뇨로 올해 폭염과 홍수, 가뭄 등 이상기후가 한층 빈번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드막(인도네시아)/AFP연합뉴스
▲인도네시아 드막에서 한 오토바이 운전자가 물에 잠긴 거리에서 오토바이를 끌고 걸어가고 있다. 엘니뇨로 올해 폭염과 홍수, 가뭄 등 이상기후가 한층 빈번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드막(인도네시아)/AFP연합뉴스
최근 신흥시장에 대한 투자 수요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의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이 조만간 막을 내릴 것이라는 기대감과 함께 신흥국 채권시장과 외환 투자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엘니뇨(적도 부근 수온 상승) 현상의 리스크를 간과하고 있다는 것이다.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달 들어 일본에서 멕시코 페소, 튀르키예 리라, 폴란드 즈워티, 남아프리카공화국 랜드 등 신흥 4개국 통화에 대한 개인 투자자들의 순매수 포지션은 1470억 엔(약 1조3300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2년여만의 최고치다. 이중 멕시코 페소에 대한 개인 투자자들의 순매도 포지션은 892억 엔으로 201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들 신흥국 4개국 통화에 몰린 수요는 일본의 일일 총 글로벌 외환 거래액 7조5000억 달러어치와 비교하면 그리 크지 않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최근 고수익을 추구하며 신흥국 통화에 베팅하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블룸버그는 평가했다.

이러한 시장 움직임이 엘니뇨 후폭풍을 간과하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현재 지구촌 곳곳은 올해 엘니뇨 영향으로 역대급 폭우나 고온 등 이상기후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상기후는 해당 지역의 식량 가격 상승과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진다. 특히 엥겔지수(가계 소비지출에서 식료품비가 차지하는 비율)가 높은 개발도상국의 경우 엘니뇨 현상으로 인한 기후변화에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전체 소비자물가지수(CPI)에서 식품 가격이 차지하는 비중이 인도는 약 46%, 태국은 36%, 인도네시아는 33%에 달한다.

식량 가격이 인플레이션을 부추기면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을 키운다. 즉 식품 가격이 계속 물가를 끌어올리게 된다면 신흥국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금리 인상에 나설 수밖에 없는 것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기후변화는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의 인플레이션 상승률을 각각 0.75%포인트(p) 더 높일 수 있으며, 인도와 필리핀은 0.5%p 추가로 끌어올릴 것으로 추산된다. 전망대로라면 이들 신흥국은 저성장 속에 물가는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에도 직면할 수 있다.

지난주 인도 정부는 식품 가격 안정을 이유로 일부 쌀 품목 수출을 금지했다. 이 같은 결정은 인도 가계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거시적으로 봤을 때 글로벌 식품 가격 상승 압박을 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전 세계 토마토 가격은 8배까지 치솟으며 밥상 물가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홍콩에 있는 JP모건자산운용의 훌리오 칼레가리 아시아 채권 책임자는 “2014년과 2015년처럼 엘니뇨 현상이 심해지면 내년 신흥시장의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달라질 수 있고, 이는 많은 국가의 중앙은행 정책 행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당장 포트폴리오를 조정하지 않더라도 엘니뇨 현상이 미치는 영향에 따라 장기 신흥시장 투자 포지션에 대한 리스크를 모니터링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교통비 또 오른다?…빠듯한 주머니 채울 절약 팁 정리 [경제한줌]
  • 기본으로 돌아간 삼성전자…'기술-품질' 초격차 영광 찾는다
  • "비트코인 살 걸, 운동할 걸"…올해 가장 많이 한 후회는 [데이터클립]
  • 베일 벗은 선도지구에 주민 희비 갈렸다…추가 분담금·낮은 용적률이 ‘복병’[1기 선도지구]
  • [2024마켓리더대상] 위기 속 ‘투자 나침반’ 역할…다양한 부의 증식 기회 제공
  • 어도어ㆍ빅히트, 쇄신 바람 불까…위기 속 등장한 '신임 대표'들 [이슈크래커]
  • “117년 만에 폭설도 못 막지”…올림픽파크포레온 1.2만 가구 입주장 개막에 '후끈' [르포]
  • 목소리 높이는 소액주주…상법개정안 가속 페달 달까
  • 오늘의 상승종목

  • 11.27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31,228,000
    • +2.08%
    • 이더리움
    • 4,843,000
    • +4.67%
    • 비트코인 캐시
    • 727,500
    • +8.26%
    • 리플
    • 2,007
    • +6.59%
    • 솔라나
    • 329,700
    • +3.35%
    • 에이다
    • 1,404
    • +11.08%
    • 이오스
    • 1,125
    • +2.55%
    • 트론
    • 281
    • +6.04%
    • 스텔라루멘
    • 708
    • +16.83%
    • 비트코인에스브이
    • 94,300
    • +4.55%
    • 체인링크
    • 25,070
    • +5.91%
    • 샌드박스
    • 859
    • +0.35%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