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시장이 과열부담이 적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조정다운 조정의 모습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전일 국내 증시는 소폭 조정을 보이긴 했으나 1400선을 지켜내며 장을 마감했다.
외국인은 8일만에 장중 소폭이나마 매도세로 전환했고, 하향 안정되던 원달러 환율도 소폭 상승한 가운데 코스피지수는 1400선이라는 마디지수를 넘어서며 상승 탄력이 현저히 떨어진 상황이다.
거래량도 현저하게 떨어진 상황이다. 높은 벨류에이션 부담감이 투자자들로 하여금 방향성을 탐색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처럼 조정이 아닌 조정을 보이고 있는 방향성 탐색 구간에서 포트폴리오의 변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삼성증권 정명지 연구원은 13일 "금융위기 진정국면,경기 침체 완화, 외국인의 귀환,기업실적 상향 등 긍정적 환경 변화로 인해 당분간 국내 증시는 지금의 강세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며 "지난해 9월 이후 주가 급락을 가져온 가장 큰 이유가 글로벌 금융위기, 실물경기 침체, 외국인 국내증시 이탈, 원달러 환율 급등, 기업실적 하향 조정임을 감안한다면 큰 흐름에서 봤을 때 주식시장 투자 환경 자체가 변했다고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 연구원은 "환경이 변한 만큼 이러한 투자 환경 변화에 맞는 포트폴리오 리밸런싱(Rebalancing) 전략이 필요하다"며 "특히 3월 이후 지수 상승 과정에서 시장 흐름에 제대로 대응을 못한 투자자라면 이번 조정 국면이 리밸런싱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가 바닥 통과 조짐을 보임에 따라 경기방어주 축소와 경기 민감주 확대 그리고 경기회복과 맞물려 원달러 환율이 안정됨에 따라 원화약세 수혜주에서 원화강세 수혜주로 관심을 이동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그는 "적극적인 경기부양책과 유동성 확대로 국내 증시의 본격적인 유동성 장세가 진행됨에 따라 낙폭과대주 보다는 유동성 장세의 직접적 수혜가 예상되는 금융업종 비중 확대가 필요하다"며 "향후 실적 장세를 대비, 이익 안정성이 높은 업종 보다는 실적 모멘텀 반전이 기대되는 IT, 에너지, 경기관련 소비재 비중도 확대해야 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중국 성장동력의 이전과 관련, 투자와 관련된 전통적 중국 관련주 보다 소비에 초점을 맞춘 IT 및 소매 업종 비중 확대해야 한다"며 "기존의 부정적 시각을 고집해 시장의 흐름에 역행하는 우(愚)를 범하기 보다는, 이번 조정 국면을 리밸런싱 전략을 위한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대증권 류용석 연구원은 "14000선을 회복한 이후 지수의 상승 속도가 현저히 감속됨과 함께 매수든 매도든 투자의사 결정을 늦추는 투자가들이 늘면서 거래량 및 거래대금 등 거래지표가 눈에 띄게 축소되는 등 주식시장이 방향성 탐색 차원의 교착국면에 직면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직까지 본격적인 조정 가능성의 징후는 발견되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추세 순응의 입장에서 시장을 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며 "다만 사실상 실적발표가 마무리됨에 따라 이를 대신할 새로운 모멘텀 변수 출현이 지체될 가능성과 함께 기술적, 심리적 측면의 지수한계 인식 출현과 함께 신규 매수보다는 차익실현의 욕구가 증가될 수 있음을 동시에 고려해야 할 것이다"고 조언했다.
류 연구원은 "2분기 중반인 이번주가 나머지 2분기 후반의 지수 방향성을 결정하는 분수령적 성격이 짙고 이를 결정하는 증시 변수로 미국, 독일 등 선진국 증시가 베어마켓랠리의 성격을 벗어나 새로운 추세 형성의 기반을 형성할 수 있는지와 관련해 무엇보다 미 소매판매 및 산업생산 등 실물지표의 개선 여부의 중요성이 크다는 점에서 이들 매크로지표의 결과가 집중된 이번주 중후반 동지표들의 결과와 시장 반응에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