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방 묘연한 친강, 돌아온 왕이...원인은 바이든 ‘시진핑은 독재자’ 발언?

입력 2023-07-26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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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이상설·불륜설 가능성 낮아
중국, 블링컨 장관 방중 당시 시진핑 권위 과시
바이든 발언이 찬물 끼얹어
“왕이, 계속 외교부장 맡을 수 없어
후임 다시 초점, 외교적 혼란 지속 분명”

▲친강 전 외교 부장이 올해 1월 15일(현지시간) 이집트 카이로 외무부 청사를 방문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카이로/AP뉴시스
▲친강 전 외교 부장이 올해 1월 15일(현지시간) 이집트 카이로 외무부 청사를 방문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카이로/AP뉴시스
중국이 한 달째 공식 석상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친강 외교부장을 면직 처리하고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을 다시 외교부장 자리에 복귀시키면서 외교가 안팎에서 무성한 추측이 나오고 있다.

갑작스러운 면직에 여러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26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시진핑은 독재자’라는 폭탄 발언이 이번 사태의 배경이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친 전 부장은 중국 ‘전랑외교(늑대외교)’의 상징이자 시진핑 국가주석의 총애를 받았던 인물이다. 올해 3월에는 부총리급인 국무위원 자리까지 올랐다. 하지만 약 7개월간의 임기를 끝으로 전날 밤 면직 처리되면서 1949년 사회주의 중국 건국 이후 최단기 외교부장이라는 불명예를 떠안게 됐다.

중국 당국이 이번 결정과 관련해 이렇다 할 설명을 하지 않았던 만큼 외교가에서는 건강 이상설, 불륜설, 부패문제, 다른 파벌과의 권력투쟁설이 거론되고 있다.

일단 닛케이는 친강을 둘러싼 여러 해석에 대해서 가능성이 작다고 분석했다. 공산당 인사시스템에서는 승진 시 엄격한 사전 ‘신체검사’를 거쳐야 하며 부정부패와 불륜 등 심각한 사생활 문제가 있었다면 오래 전 상부에 보고돼 외교부장으로 발탁되는 것이 불가능했을 것으로 닛케이는 봤다.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이 6월 19일(현지시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토니 블링컨(왼쪽에서 두번째) 미국 국무장관을 만나 대화를 하고 있다. 회담 테이블의 자리 배치는 시 주석이 혼자 상석에 착석, 양국 장관들이 마주보고 앉도록 해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베이징/신화뉴시스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이 6월 19일(현지시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토니 블링컨(왼쪽에서 두번째) 미국 국무장관을 만나 대화를 하고 있다. 회담 테이블의 자리 배치는 시 주석이 혼자 상석에 착석, 양국 장관들이 마주보고 앉도록 해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베이징/신화뉴시스
그러면서 한 달 전 미·중 관계를 둘러싼 이슈에 주목했다. 친강이 공식석상에서 모습을 감추기 일주일 전인 지난달 19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베이징에서 시 주석과 만났을 때 중국 측은 시 주석이 상석에 앉고 블링컨 장관과 미국 정부 관리들은 중국 측 인사들과 마주 보도록 자리를 배치했다. 닛케이는 “과거 ‘책봉 체제’에서 황제가 조공국 신하를 만나는 것을 떠올리게 하는 자리 배치였다”며 “중국은 이를 통해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치는 시진핑의 절대적 권위를 국민에게 보여주려 했다”고 풀이했다.

여기에 바로 찬물을 끼얹은 것이 바이든이었다. 블링컨이 방중을 마치고 중국을 떠났을 무렵인 지난달 20일 바이든 대통령은 정찰 풍선 문제를 거론하는 과정에서 시 주석을 ‘독재자’로 칭한 것이다. 닛케이는 “중국에서 시진핑의 절대적 권위는 미국 대통령도 침범할 수 없는 성역이 되고 있다”며 “바이든의 통제할 수 없는 발언이 나오게 된 책임을 친강이 져야 했을 수 있다”고 추측했다. 이어 “정치국 위원인 왕이가 앞으로 4~5년간 외교부장을 계속 맡을 수는 없다”며 “다시 후임 인사가 초점이 될 것이고 중국의 외교적 혼란이 지속될 것은 분명하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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