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모호한 입장에 시장은 혼란…“가장 확실하고 불확실한 회의”

입력 2023-07-27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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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0.25%p 인상, 연 5.25~5.50%
2021년 이후 22년 만에 최대
다우, 13거래일 연속 상승…36년 반 만에 최장 기간
S&P500과 나스닥은 하락
웰스파고·도이체방크 “이번이 마지막”
골드만삭스 “인플레 추가 징후 나오면 긴축 연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26일(현지시간) 트레이더 뒤로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기자회견 모습이 보인다. 뉴욕(미국)/로이터연합뉴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26일(현지시간) 트레이더 뒤로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기자회견 모습이 보인다. 뉴욕(미국)/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시장의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그러나 향후 행보에 대해서는 극도로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이면서 모호한 태도로 일관해 시장이 혼란스러워했다. 특히 전문가 사이에서도 연준의 연내 추가 금리 인상을 놓고 견해가 크게 엇갈리고 있다.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연준은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후 금리를 0.25%포인트(p)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금리는 연 5.25~5.50%까지 상승해 2001년 이후 2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준은 지난달 금리를 동결했다가 이날 금리를 올리면서 긴축을 재개했지만, 앞으로 어떻게 움직일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단서를 내놓지 않았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FOMC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연내 금리 인하도 없을 것이며 경기침체도 예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파월 의장은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해서는 “오직 데이터에 의해서만 판단하며 향후 회의에 대한 어떤 결정도 아직 내려진 것이 없다”고 시장의 섣부른 관측을 경계했다.

이에 뉴욕증시는 혼조세를 나타냈다. 다우지수는 0.23% 상승한 3만5520.12에 마감, 13거래일 연속 오르면서 1987년 1월 이후 36년 반 만에 최장 기간 상승세를 기록했다. 반면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0.02%, 0.12% 내렸다.

웰스파고의 제이 브라이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우리의 기본 입장은 이번 금리 인상이 FOMC 긴축 주기의 마지막이 될 것이라는 점”이라며 “연준 보유 채권이 꾸준히 줄고 있고 핵심 인플레이션이 하락세에 있는 상황에서 추가 긴축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분석했다.

도이체방크의 매슈 루제티 수석 이코노미스트 역시 “인플레이션이 계속 둔화하고 있고 노동시장이 약해질 것이어서 이번 인상이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키프라이빗뱅크의 라지브 샤르마 채권 담당 이사도 “우리 견해로는 금리 인상 주기는 끝났고 연준은 연내 남은 기간 긴축을 중단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와 달리 골드만삭스의 거프리트 길 투자전략가는 “역설적이게도 이날 FOMC 회의는 가장 확실하면서 불확실한 회의였다”며 “이번 금리 인상은 충분히 예상됐지만, 마지막 인상인지 여부는 여전히 의문으로 남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28일 발표되는 고용지표와 곧 발표될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와 같은 주요 데이터에서 인플레이션 강세에 대한 새로운 징후가 나온다면 연준이 인상 경로를 연장할 가능성은 여전히 있다”고 짚었다.

비슷한 이유로 산탄데르US캐피털의 스티븐 스탠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현시점에서 고정값은 연준이 적어도 한 번 더 인상할 것이라는 점”이라고 전망했다.

연준의 모호한 입장에 시장 변동성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WSJ는 “연준은 실제보다 더 ‘매파’인 척 할 수 있지만, 투자자들은 계속해서 연준이 ‘비둘기파’로 변하고 있다고 의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연준이 적절한 커뮤니케이션을 했다는 평도 나온다. 제프리스의 토마스 시먼스 이코노미스트는 “26일 늦은 오후 현재 시장에서 추가 긴축 확률은 회의 전 40%에서 거의 변함없다”며 “파월 의장은 꽤 기뻐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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