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착공 보글 3호기, 상업운전 들어가
최대 1100MW 출력…50만 가구·기업에 전력 공급
치솟는 비용·긴 공사 기간 등 과제도
31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미국 조지아주에 본사를 둔 조지아파워는 보글 3호기가 시험운전을 마치고 상업운전에 들어갔다고 발표했다. 킴 그린 조지아파워 최고경영자(CEO)는 “보글 3호기는 깨끗하고 믿을 만한 에너지를 향후 60~80년간 고객에게 제공할 것이고 오늘이 그 첫날”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미국에서 원전이 신설돼 상업운전을 개시한 건 약 34년 만에 처음이다. 미국에선 1979년 자국 역사상 최악의 원전 사고로 평가되는 스리마일섬 원전 사고가 발생한 후 신규 원전 건설이 중단됐다. 이후 2012년 미 원자력위원회(NRC)는 지금의 보글 신규 원전 건설을 승인하며 규제를 풀었다. 2016년 테네시주에서 새 원전이 가동을 시작했다는 기록이 있지만, 1970년대 이전에 착공한 것이어서 보글 3호기가 규제 이후 첫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보글 3호기는 출력이 최대 1100메가와트(MW)에 달하며 50만 가구와 기업에 전력을 공급할 것으로 보인다. 조지아파워의 기존 고객 외에도 조지아와 플로리다, 앨라배마 전력회사들에 전력을 공급할 예정이다.
보글 4호기도 건설 중이다. 조지아파워는 내년 3월 가동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 원자력 산업이 30여년 만에 부활했지만, 과제도 만만치 않다. 높은 공사비용과 긴 건설 기간이 해결 과제로 떠올랐다. 보글 3호기와 4호기의 경우 예상 공사비는 140억 달러(약 18조 원)였지만, 현재는 310억 달러로 치솟았다. 게다가 보글 3호기는 애초 2009년 착공해 2016년부터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었지만, 발전기에서 일부 문제가 확인되면서 운전이 연기됐다.
일련의 과정에서 조지아파워는 전국에 원전 수십 기를 만들겠다던 프로젝트 규모를 4기로 대폭 축소했고, 조지아파워와 엔지니어링 계약을 맺었던 원전 업체 웨스팅하우스는 2017년 파산했다. 웨스팅하우스는 지난해 새 주인을 찾으면서 겨우 살아났다.
조지아파워는 막대한 비용이 전기요금 인상으로 이어져 부담을 주민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비난도 받고 있다. 조지아파워를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한 서던환경법률센터의 보브 셰리어 변호사는 “해당 원전은 건설되기 어려운 것으로 드러났고 이 과정에서 조지아파워는 비용 추정치를 계속 상향하고 완공일을 조금씩 미뤘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본 집약적인 이 프로젝트는 원전 건설 기간 조지아파워의 주주들에겐 이익이 될 수 있었지만, 반복되는 요금 상승으로 고통을 느끼는 조지아 주민들에겐 아니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