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發 악재로 국제 곡물가 들썩…국내 식음료 물가 요동

입력 2023-08-0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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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맥ㆍ대두 가격 등 일제히 오름세…엘니뇨 등 기상이변도 원인

러시아 '흑해곡물협정' 중단 선언
가뭄ㆍ홍수에 하반기 '엘니뇨'까지
장마에 국내 채소ㆍ과일 가격 급등
10월 원유 가격↑…밀크플레이션 우려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밀가루 등 곡물이 진열돼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밀가루 등 곡물이 진열돼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안정세에 접어들었던 국제 곡물가격이 러시아의 흑해곡물협정 중단과 기후변화로 하반기 다시 들썩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일 농수산식품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 기준 소맥(SRW·연질밀) 가격은 부셸(1부셸=27.2kg)당 665.75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월 대비 4.64% 상승한 수준이다.

소맥 가격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지난해 상승세를 보여왔다. 하지만 올해 들어 다시 하향 곡선을 그렸고 5월 30일에는 52주 최저 가격인 부셸당 591달러까지 내려왔다.

대두 가격 역시 5월 부셸당 1296.5달러로 52주 최저가를 찍은 뒤 상승세다. 지난달 31일 대두 가격은 1445.75달러로 5월 최저가와 비교하면 11.5% 비싸졌다.

국제 곡물가격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지난해 고공행진했는데, 생산량이 넉넉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올해 들어 주춤한 모양새였다.

하지만 러시아가 17일 흑해를 통해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을 보장하는 흑해 곡물 협정의 갱신을 거부하면서 다시 요동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농산물 수출량 중 56%가량을 흑해를 통해 나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계적으로 기상이변을 보이는 것도 식량 가격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올여름 기온이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하면서 미국 중서부 지역 58.2%에서는 가뭄이 발생한 상황이다. 유럽 역시 회원국의 40.1%가 강우량 부족으로 건조 경보를 내렸다.

인도의 경우 북부에는 폭우, 중·남부에는 가뭄으로 작황이 악화하면서 주요 농산물 가격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쌀 가격이 올라 공급 불안이 커진 상황이다.

여기에 하반기에는 적도 부근의 수온이 올라가는 '엘니뇨 현상'까지 나타날 것으로 관측된다. 엘니뇨가 발생할 경우 아시아와 중남미 중부는 가뭄(강수량 부족), 중남미 북부는 홍수 피해를 볼 수 있다.

세계적으로 식량 수급 불안이 지속하는 가운데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한 달여간 장마가 계속되면서 채소와 과일 가격이 급등한 상태다. 이 가운데 10월부터는 원유 가격도 오를 예정이라 우유와 유제품 가격이 뛰는 '밀크 플레이션'도 우려된다.

정유탁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농작물 작황 악화에 대응하기 위해 식량 민족주의가 강화될 경우 농작물 수급 불안, 가격 급등세 심화 소지가 있다"며 "엘니뇨가 발생할 경우 늦여름까지도 강수량이 증가하고, 폭염도 심화하면서 9월 추석과 맞물려 농산물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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