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2일 발표한 '2023년 7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7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1.20(2020=100)으로 전월대비 0.1%, 전년동월대비 2.3% 상승해 전월 2.7%보다 0.4%포인트(p) 하락했다.
2%대 물가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국가 중 우리나라 포함 8개국에 불과하고 주요 20개국(G20) 국가 중에는 우리나라를 포함 4개국에 불과하다.
물가가 두 달 연속 2%대 그친 것은 석유류 가격이 크게 하락한 영향이다. 석유류는 전년동월대비 25.9%나 하락했고 그 영향으로 전기·수도·가스도 전월대비로 4.9%나 빠졌다.
여기에 지난해 7월 6.3%로 외환위기 이후 23년 8개월 만에 최고점을 기록한 데 따른 기저효과도 한몫했다.
애초 집중호우에 따른 물가 상승세가 예상됐으나 7월 조사에는 일부분만 반영돼 8월 물가에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석유류가 크게 하락하면서 전체 물가는 낮았지만, 농산물 및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전년동월대비 3.9% 상승하며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식료품 및 에너지를 제외한 OECD 기준 물가는 3.3% 상승했다.
구매 빈도가 높고 지출 비중이 높아 가격변동을 민감하게 느끼는 144개 품목으로 구성된 생활물가는 1.8% 상승에 그쳤으나 식품은 4.1% 상승했다.
신선식품의 경우 전년동월비로는 지난해 폭염에 따른 고물가 기저효과로 1.3% 상승에 그쳤으나 전월대비로는 4.4%나 올랐다. 신선채소는 전월대비 7.2%, 신선과실도 5.4% 각각 올라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자가주거비포함지수는 1.9% 상승했다.
품목성질별로 보면 상품은 1.4% 상승에 그쳤다. 농·축·수산물은 0.5% 하락했다.
서비스는 3.1%로 크게 올랐다. 집세는 0.3% 상승에 그쳤지만, 공공서비스와 개인서비스가 각각 1.2%, 4.7% 올랐다.
전년동월대비 주요 등락품목을 보면 지역난방비(33.4%), 소파(27.7%), 전기료(25%), 사과(22.4%), 도시가스(21.3%), 택시료(17.8%), 토마토(17.3%) 등이 많이 올랐다.
기획재정부는 전반적인 물가안정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8, 9월에는 기상여건·추석 등 계절적 요인과 국제에너지 가격 상승 등으로 물가 불확실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국제유가는 2~3주 후에 바로 반영되고 가중치도 커서 8월에는 전월비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장보현 기재부 물가정책과장은 "물가안정 기조가 안착될 수 있도록 기상여건 및 주요품목별 가격·수급 동향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적기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