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이달 ‘한경협’으로 새 간판…4대 그룹 복귀 이뤄낼까

입력 2023-08-02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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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심 돌아가겠다’ 대의명분 통해
삼성ㆍSKㆍ현대차ㆍLG 재가입 종용
22일 임시총회서 차기 회장 선임안
다루기로…4대 그룹은 ‘삼성’ 눈치

(사진제공=전국경제인연합회)
(사진제공=전국경제인연합회)

전국경제인연합회가 55년 만에 한국경제인협회로 새 간판을 단다. ‘초심으로 돌아가 국가와 국민을 먼저 생각하겠다’며 탈퇴했던 4대 그룹의 재가입까지 요청할 계획이다. 새 회장 선임과 함께 4대 그룹 복귀가 이뤄진다면 ‘재계 맏형’ 위상을 되찾는 동시에 새 출발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2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전경련은 한경협으로 이름을 바꾸기 위한 임시총회를 22일 개최한다. 총회 안건에는 기관명 변경과 산하 연구기관인 한국경제연구원 흡수 통합, 차기 회장 선임안 등이 포함됐다.

앞서 전경련은 5월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전경련 혁신안을 발표했다. 전경련은 이를 통해 삼성ㆍSKㆍ현대차ㆍLG 등 4대 그룹을 설득해나간다는 계획도 세웠다.

김병준 전경련 회장 직무대행은 4대 그룹이 재가입 가능성을 두고 아직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물론 재가입 여부와는 별개로 소통은 지속하고 있다.

김 대행은 지난달 28일 열린 전경련-일본 경제동우회 만찬 간담회에서 “4대 그룹과 재가입 여부에 대해 협의하고 있다. 재가입 요청을 보냈고 답이 올 것 같다”며 “다만, 4대 그룹도 내부 프로세스를 거쳐야 한다. 데드라인을 정해 놓지 않았다. 우리는 4대 그룹을 비롯해 신생 대기업 등 모두가 함께할 수 있는 개혁안을 만드는 것을 더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4대 그룹은 전경련 복귀를 놓고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이사회를 거쳐 준법감시위원회에서 재가입 여부를 결정할 예정인데, 준법감시위는 아직 이사회로부터 논의 요청을 받지 못했다. SK와 현대차, LG 등도 내부 검토 중이다.

4대 그룹의 한 관계자는 “4대 그룹이 2016년 국정농단 사태를 계기로 탈퇴하면서 재가입 시 부정적 이미지에 휘말릴까 봐 눈치를 보고 있다”며 “삼성의 재가입 행보를 지켜보면서 나머지 그룹도 동참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너가와 핵심 이해관계자 등 내부 조율 과정이 많으므로 이달 내 재가입은 어렵고, 전경련 임시총회 이후에 의견을 타진할 확률이 높다”고 덧붙였다.

전경련 차기 회장으로는 류진 풍산그룹 회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류 회장은 오랜 기간 전경련 부회장으로 활동했고, 현 정부와의 관계도 원만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그가 가진 네트워크가 강점으로 꼽힌다.

윤석열 대통령이 4월 미국에 방문할 당시 류 회장은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했다. 당시 윤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만찬 자리에서 대기업 총수나 경제단체 회장이 아닌 경제계 인사는 류 회장 한 명뿐이었다. 류 회장은 지난해 5월 바이든 대통령이 방한했을 때도 만찬 자리에 초대받았다.

재계 관계자는 “반도체와 배터리 등 다양한 산업이 미국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고, 새로운 규제에 대응 가능할 만큼 긴밀한 협력이 필요해 ‘미국통’ 인사가 차기 회장 자리에 앉을 것으로 점쳐진다”며 “전경련이 구체적 쇄신안을 통해 정경유착과 관련한 우려를 해소한다면 4대 그룹의 재가입도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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