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기반 진단 플랫폼 기업 노을이 흑자전환을 위한 시동을 걸었다. 잇따른 판매 계약과 신제품 출시를 통해 본격적으로 매출을 확대하고, 추가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노을은 나이지리아 의료기기 도매업체와 618만 달러(약 66억600만 원) 규모의 ‘마이랩’ 디바이스와 말라리아·혈액분석 진단카트리지 판매 계약을 맺었다고 전날 공시했다. 나이지리아는 전 세계 말라리아 발병 사례 2억4700만 건 중 약 27%가 발생하는 세계 최대 말라리아 시장이다.
마이랩은 AI 기반 혈액 및 암 진단 플랫폼이다. 내장형 AI 기술과 고체기반 차세대 염색 및 면역진단(NGSI)을 기반으로 혈액과 조직세포를 분석, 질병을 진단한다.
노을은 스페인 국립 말라리아 연구소, 아랍에미리트 국립 말라리아 센터, 노바티스 등에 꾸준히 마이랩을 보급해 세계보건기구(WHO)가 발간한 말라리아 보고서에 혁신제품으로 소개되는 등 글로벌 레퍼런스를 쌓았다. 이런 노력으로 올해 1월 사우디 아라비아와 23억 원 규모 계약, 7월 코트디부아르와 19억 원 규모 계약에 이어 나이지리아까지 총 3건, 108억 원 규모의 공급 계약을 성사시켰다.
기온 상승에 따라 발생 위험이 늘어나는 말라리아는 기후변화의 영향을 받는 대표적인 감염질환이다. 국내 말라리아 환자 수도 급증해 올해 500명을 넘길 것으로 우려된다. 여기에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을 맞아 국가 간 이동이 늘면서 각국의 진단 수요는 증가하고 있다.
노을은 말라리아 진단의 후속으로 혈액 진단과 자궁경부암 진단을 차례로 출시, 제품군을 다변화한다. 6월 출시한 혈액 진단은 국가별 인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
혈액 진단이 정조준하는 곳은 2억7000명의 인구 대국 인도네시아다. 인도네시아는 국민건강보험 도입 이후 혈액 검사 수요가 급증했지만, 1만7000여 개의 섬으로 구성된 국토의 특성으로 검체 이동이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노을은 대형 장비·실험실·전문인력이 필요하지 않으며 이동이 손쉬운 마이랩의 장점을 살려 인도네시아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자궁경부암 진단은 9월 중 출시가 예정돼 있다. 자궁경부암 진단까지 출시하면 노을은 감염질환에서 혈액분석, 암 진단까지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게 된다. 폴란드와 체코, 세르비아 등 동유럽 지역에서 수요가 파악됐으며, 남미 시장 진출도 타진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말라리아 진단은 글로벌 레퍼런스를 바탕으로 충분한 신뢰를 확보해 도입을 원하는 국가들이 점차 늘고 있다”라면서 “혈액 진단과 자궁경부암 진단 매출이 내년부터 발생하면 탄탄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을의 상반기 매출은 별도기준 15억1800만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232.9% 증가했다. 회사는 올해를 매출 확대의 원년으로 삼고, 내년 4분기부터는 영업이익도 흑자를 달성하는 것이 단기 목표다.
이를 위해 노을은 마이랩 판매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 디바이스 공급이 늘어나면 카트리지 판매는 자연스럽게 따라오면서 실적이 빠르게 증가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현재 누적 100대 판매를 달성했으며, 연말까지 230대, 내년 1000대까지 판매량을 늘린단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