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과 다른 점? 美국채 금리가 ‘시장불안’ 핵심…국내 부채리스크 자극”

입력 2023-08-03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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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신용등급 강등 사태에서 등급 하향 자체보다 국채 금리가 시장 불안의 핵심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3일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신용급등 하향 조정이 2011년과 같은 큰 폭의 조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하지만, 단기적으로 부정적 충격이 이어질 여지는 있다"며 "그 중심에는 국채 금리가 있다"고 했다.

4%대 안팎에 머물던 미 국채 금리는 전일 연중 최고치인 연 4.0836%까지 치솟았다. 미국 신용등급 하향 조정과 경제지표 호조 등의 영향이다. 지난해 3월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시작된 이후 최고치였던 연 4.122%에 성큼 가까워졌다.

2011년 신용등급 하향 조정 당시와 가장 다른 점으로 국채 금리를 꼽았다. 그는 "당시에는 국채 금리가 하락했다. 디플레이션 우려가 시장을 지배했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이번에는 신용등급 하향이 자칫 스태그플레이션 리스크를 자극할 수 있어 금리가 상승하고 있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스태그플레이션 리스크가 진정되어야 시장도 안정을 회복할 것이며 이는 국채 금리에 반영될 것"이라며 "이번 하향 조정이 미 연준의 금리인상 사이클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공격적인 금리인상에 따른 정부 이자지출 증가가 신용등급 하향 조정의 빌미를 제공한 측면이 있기 때문"으로 봤다.

박 연구원은 "국채 금리 수준을 계속 강조하는 이유는 이번 신용등급 하향의 주된 배경인 부채 리스크를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지난 3월 SVB(실리콘밸리은행) 사태 직전 미국 10년 국채 금리가 연 4.0556%였던 점을 고려하면 4%대 금리는 미국의 부채 리스크를 자극하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피치 신용등급 하향 조정을 2011년 사례와 비교해보면, 12년 전에는 부채 상환 우려와 디플레이션(경기침체+물가 하락)발 혼란이었다고 평가되고 이번 경우에는 상환 리스크보다는 스태그플레이션 리스크, 즉 경기 리스크를 자극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짚었다.

일본 국채 금리 상승도 국채 리스크를 자극 중이다. 지난주 BOJ(일본은행)의 유연한 YCC 정책 채택 이후 일본 국채 금리가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는 점도 또 다른 금리 리스크를 자극하고 있다. 전일 종가기준으로 일본 10년 국채 금리는 0.628% 수준까지 급등했다.

유연한 YCC 정책 이후 금리 급등이 나타나며 일본은행이 국채 매입에 나섰지만 금리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박 연구원은 "이번 미국 신용등급 하향 조정의 가장 큰 원인이 재정적자 증가인데 일본 역시 재정 리스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이 일본 국채에 대한 불안감을 자극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미국 신용등급 하향 조정 여파가 확산할 시에는 국내 각종 부채 리스크를 자극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가계부채 급증,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9월 만기를 앞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코로나 대출 등 각종 부채 리스크에 직면해 있는 국내 입장에서 부채 리스크발 국채 금리 상승은 달갑지 않은 시그널"이라며 "미국발 부채 리스크 확산시 국내로의 전염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국채 금리 및 환율에도 단기적으로 부담을 줄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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