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ㆍ현대차ㆍLG, ‘반도체의 전설'에 전략적 투자

입력 2023-08-03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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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 자산’ 넘치는 현대차, 전략투자 착수
삼성전략혁신센터도 ‘미래 먹거리’ 겨냥해
LG전자, 칩렛 기반의 AI 반도체 영역 도전
반도체의 전설 ‘짐 켈러’ 역량에 투자 러시

살아남기 위해서는 IT 기업보다 더욱 IT 기업처럼 변화하는 게 중요하다. 소프트웨어 기업에 관심이 있고,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기업을 주시하고 있다.

2018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8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당시)은 인텔ㆍ엔디비아 등 유수의 글로벌 기업 CEO들과 만났다. 이를 통해 IT와 인공지능(AI)ㆍ로보틱스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현대차그룹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도 확정했다.

5년이 지난 현재, 현대차그룹은 전략적 방향성을 SDV(소프트웨어 중심의 자동차)로 규정했다. 이를 위해 반도체를 포함한 핵심기술 확보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3일 현대차그룹이 전략적 투자를 공언한 ‘텐스토렌트(Testorrent)’ 역시 마찬가지. 현대차그룹은 기술력이 검증됐다면 규모와 관계없이 과감한 전략적 투자를 단행한다. 다국적 기업부터 이제 막 주목받기 시작한 신생기업까지 투자의 스펙트럼이 다양한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로 텐스토렌트는 2018년 출발한 스타트업이지만 CEO ‘짐 켈러’는 반도체 기술 분야의 '천재'로 통한다. TSMC와 애플ㆍ테슬라 등이 주목해온 ‘반도체의 전설’이기도 하다.

▲3일 현대차그룹이 전략적 투자를 공언한 ‘텐스토렌트(Testorrent)’의 짐 켈러 CEO(왼쪽)은 반도체 기술 분야의 '천재'로 통한다.
▲3일 현대차그룹이 전략적 투자를 공언한 ‘텐스토렌트(Testorrent)’의 짐 켈러 CEO(왼쪽)은 반도체 기술 분야의 '천재'로 통한다.

그는 인텔 수석 부사장 겸 실리콘밸리 엔지니어링 부문 총괄까지 오르며 인텔 프로세서 혁신을 이끌었던 주인공이다. 나아가 애플에서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테슬라에서는 자율주행 전용 시스템 설계를 도맡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재계 주요 기업들도 속속 ‘반도체의 전설’인 짐 켈러와 그의 회사를 향해 투자를 단행하는 등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실제로 LG전자는 지난 5월, 짐 켈러와 손잡고 AI 반도체 사업 참전을 발표했다. 텐스토렌트와 협력을 통해 스마트TV와 전장ㆍ데이터센터 등에 필요한 AI 반도체를 개발키로 했다.

여느 투자처럼 전략적 모호성을 앞세우는 게 아닌, 양사의 협약을 통해 도달할 수 있는 목표를 일찌감치 공개하고 투자의 당위성을 인정받았다.

당시 짐 켈러 텐스토렌트 CEO는 “LG전자와 이번 협력을 통해 미래 칩 솔루션을 위한 기술 포트폴리오를 강화할 것”이라며 “제품을 차별화할 수 있는 더 큰 유연성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삼성 역시 반도체를 포함한 미래 핵심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텐스토렌트를 대상으로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삼성 산하 캐털리스트펀드는 현대차와 함께 이번 '텐스토렌트' 투자에 참여했다. 구체적인 액수를 밝히지 않았지만 수백억 원 규모로 투자에 참여한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부터 사상 최대 실적을 잇달아 다시 쓰는 현대차그룹도 전략적 투자를 확대 중이다.

이미 현금성 자산과 사내 유보금 등이 넘치는 만큼, 투자 여력도 충분하다. 당분간 반도체를 비롯해 미래 핵심기술 확보에 총력을 다할 것으로 관측된다. 치열해지는 미래차 경쟁에서 초기 주도권을 선점하겠다는 계획이다.

경총 관계자는 “재계 주요 기업들이 작년 연말까지 C 쇼크 이후 급증한 산업 수요와 환율 효과 등에 힘입어 호실적을 기록했다”라며 “사실상 금리가 정점에 가까워진 만큼, 기업으로서 현금을 쥐고 있기보다 반도체 등 핵심 기술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하는 게 수순”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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