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상승률이 2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체감은 여전히 고물가다.
5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2.3% 상승했다. 2021년 6월 이후 최저치다.
다만, 물가 상승률을 2년 평균으로 집계하면 상황은 달라진다. 최근 2년간 연간 물가 상승률은 1월 4.4%, 2월 4.3%, 3월 4.2%, 4월 4.3%, 5월 4.4%, 6월 4.4%, 7월 4.3%다. 내내 4%대 초중반에 정체돼 있다.
올해 6~7월 물가 상승률이 낮은 건 작년 6~7월 상승률이 높았기 때문이다. 다른 표현으론 기저효과다. 1~5월에는 지난해 물가가 상대적으로 덜 올랐기 때문에 올해 더 올랐고, 6~7월엔 지난해 물가가 상대적으로 더 올랐기 때문에 올해 덜 오른 것이다. 2년 전과 비교하면 고물가는 여전하다.
특히 일상생활과 밀접한 품목에서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전기·가스·수도 물가는 2년간 연평균 18.9%씩 올랐고, 외식이 포함된 개인서비스 물가는 5.4%씩 올랐다.
올해 7월만 보면, 농산물에선 감자(14.1%), 토마토(17.3%), 사과(22.4%), 밤(14.4%), 귤(18.5%), 딸기(11.5%), 파인애플(14.4%), 참깨(12.2%) 등이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생강은 112.5% 급등했다. 축산물에선 닭고기(10.1%), 오징어(13.4%)가 상대적으로 많이 올랐다.
가공식품도 라면(10.0%) 당면(15.1%), 치즈(20.5%), 참기름(16.2%), 고추장(23.3%) 등이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였다. 공공서비스는 시외버스료(10.2%)와 택시료(17.8%)를 중심으로 오름폭이 커지고 있다. 외식 품목에선 햄버거(15.4%)와 피자(12.4%)의 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높다.
그나마 농·축·수산물은 수요·공급에 따라 물가가 탄력적으로 변하지만, 가공식품과 서비스 물가는 한번 오르면 내리지 않는 관성이 강하다. 따라서 지표상으론 물가 상승률이 둔화하더라도, 현장에선 둔화한 물가를 체감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