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특례상장 문턱 낮추는 금융당국[특례상장 기업 추적기③]

입력 2023-08-07 15:56 수정 2023-08-07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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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은 최근 기술특례상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상장 요건 완화, 상장 절차 간소화 등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전 기술특례상장 기업들의 수익률 등 부작용 등이 잔존함에도 제도를 완화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금융위원회는 ‘기술특례상장 제도 개선을 위한 14개 과제’를 발표했다. 이에 따라 향후 금융당국은 ‘초격차 기술 특례’를 신설하고, 최대 출자자 요건을 완화하는 등 기술특례상장 문호를 확대할 방침이다.

‘초격차 기술 특례’는 국가적으로 육성이 필요한 첨단·전략기술 분야 기업 중 시장에서 성장 잠재력을 검증받은 기업이 한 번의 기술평가로도 상장을 추진할 수 있는 제도다. 대상이 되는 기술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정한 우주항공, 인공지능, 양자 등 12개 분야 50개 기술과 산업통상자원부가 정한 반도체,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바이오 등 4개 분야 17개 기술이다. 시가총액이 1000억 원 이상이면서 최근 5년간 벤처금융으로부터 100억 원 이상의 투자를 유치한 기업이 대상이 된다.

또한, 중견기업이 30% 이상 지분을 소유한 최대 출자자인 경우에도 기술특례상장을 추진할 수 있도록 대상을 확대한다. 더불어 기술평가 통과 후 상장예비심사에서 탈락한 기업의 경우 신속심사제도를 도입하고, 일정 기간 내 재심사 신청 시 기술평가를 하나만 받아도 되도록 완화된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6월 관계부처 회의를 통해 기술특례상장 제도·운영 보완방안을 마련해 특례요건 완화, 특례 대상 확대 등을 검토한다고 예고한 바 있다.

당시 금융위는 최근 바이오기업 기술특례 신규 상장 규모 감소와 신규 벤처투자 실적이 줄어든 점을 우려해 이를 추진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신규 벤처투자 실적은 전체 6조7640억 원, 바이오·의료 투자금액은 1조105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9%, 34.1%씩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는 것이 금융위 측 설명이다.

그러나 앞서 나타난 기술특례상장 기업들의 부작용 등을 볼 때 특례상장 요건을 낮추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금융위는 우수 기업 선별과 투자자 보호 강화를 위해 표준기술평가 모델 고도화, 상장심사 기술 전문성 제고와 더불어 주관사 책임성 제고 장치를 제도화하고, 합리적 공모가 산정을 위한 사전수요조사 및 코너스톤 투자자 제도를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이러한 규제 강화가 투자자 보호 효과를 불러올지는 미지수다. 일각에서는 특례상장 요건 완화가 자금 조달 여건을 개선시킬 것이라고 예상하는 한편, 투자자들의 ‘옥석 가리기’ 능력이 요구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 금융투자업계관계자는 “지난해 금리 상승기에 따라 바이오·중소기업들이 자금을 조달하는 생태계가 힘들어졌다. 그런 상황이다 보니 이러한 기업들에 숨통을 틔워줄 방안을 금융당국에서 고민하지 않았나 싶다”며 “공모 시장의 문을 조금 더 편하게 열어줘 중소기업이 시장에 연착륙하는 과정을 만들어가는 것 같다. 개인투자자 처지에서는 이러한 기업들이 많이 몰려올 텐데, 좋은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들을 선별해 낼 수 있을 것이냐가 화두가 되겠다”고 말했다.

투자자 보호를 위한 규율 강화에 대해서는 “그렇게 큰 의미는 없을 것 같다. 인수 주식 보호예수기간 연장은 상장한 기업이 2~3년 정도 경제 사이클을 경험해볼 수 있는 충분한 기간을 보고 책임을 부과하는 게 아닌, 3개월에서 6개월로 늘어난다고 해서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지는 않는다”며 “풋백옵션 등 환매 청구를 할 수 있는 제도적인 방안도 실효성이 있을지 잘 모르겠다. 다만, 투자자들이 앞으로 전문투자자 비중이 높거나 보호예수확약을 걸었던 기간이 적어 행아웃 우려가 있는 기업을 가려내는 등 검토를 해야 하는 사례들이 많이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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