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밤사이 미 다우지수 급락에 따른 역외 선물환율의 상승 영향으로 사흘째 오
름세를 탈 것으로 보인다.
뉴욕증시는 전날(13일 현지시간) 소매 지표 부진 어파와 한달 넘게 지속돼 온 상승세로 인한 피로감이 더해지며 개장초부터 약세를 이어간 끝에 3대 지수 모두 급락했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ㆍ달러 1개월물 선물환 환율은 뉴욕증시 급락 영향으로 1253.50원에 거래를 마감한 것으로 확인, 전날 서울환시 종가보다 10원 이상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국제 외환시장에서 달러화 역시 미국과 유럽의 주가 급락에 따른 안전자산 수요 증가와 3월 유로존 산업생산 급감 등으로 유로화 대비 상승세를 보였다.
다만, 유로화에 대해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는 파이낸셜타임스(FT)의 보도로 달러화는 상승 폭이 제한됐다.
원ㆍ달러 환율은 이러한 영향으로 3거래일 연속 상승 기조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그동안 환율 하락세를 주도했던 NDF 참가자들도 그간 달러화 '팔자'에서 '사자'로 돌아서는 모습이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
최근 국내증시에서 외국인들의 주식 순매수 급감도 원화값 강세에 제동을 건 요인으로 풀이되는 상황이다.
환율이 지난 이틀간 하락세를 보였던 지난 이틀간 유가증권시장 외국인 매매동향을 살펴보면 그간 일평균 3000~4000억원씩 주식을 사들였던 것과 달리 순매도로 돌아선 것으로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외국인 투자자금이 최근 급속도로 이탈하는 현상에 대해 주식시장을 포함한 글로벌 금융시장내 경기 낙관론에 따른 상승 행진에 제동이 걸렸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서울환시에 참가하는 투자자들사이에서도 환율 낙폭이 과도했던 데 따른 조정 국면에 다다랐다는 인식이 금주 들어 확산된 점도 외환당국의 개입 경계감 및 저가 매수 구간으로의 진입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시중은행권 딜러는 "전날 외국계 증권사들도 원화 매도를 추천하는 등 최근 원화가치 상승이 지나치게 가파르다는 시장의 인식들이 나타나고 있다"며 "당국의 개입 경계 역시 커지고 있는 분위기"라고 평가했다.
이 딜러는 "뉴욕증시가 밤사이 미 소매판매 약화로 증시 반등세 지속 가능성에 일단 제동이 걸린 상태"라며 " 미 달러화가 반등함에 따라 환율도 이날 상승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원화값 강세 기조를 이어갈 수 있었던 내부 요인으로 가장 큰 역할을 담당했던 무역수지 흑자가 이달부터 감소세로 전환될 것이라는 정부 관측이 나온 점도 부담스럽다는 지적이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전날 5월 무역수지가 수입증가율 회복에 힘입어 지난달 60억2000만달러 보다 크게 감소한 40억달러 안팎에 그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최근 환율이 급격히 떨여졌기 때문에 그동안 환율 효과에 힘입은 무역수지 흑자 기조가 사실상 마감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이제는 환율의 상승 재료로 부각될 수 있기 때문이다.
외국계은행 딜러는 "지경부의 무역수지 흑자 폭 감소 전망과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의 서울환시 개입 경계감을 심어준 발언 등 하락 재료는 더 이상 찾기 힘들어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 딜러는 "지표상으로도 현 구간에서 결제 수요의 유입 증가와 역외 세력의 롱 포지션이 상당량 구축돼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환율은 단기 바닥권에 도달한 게 확실해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