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 “배신자 프레임 벗어나려고 날 끌어들이지 말라”
유승민 전 의원과 홍준표 대구시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과정에서 보인 행보를 두고 돌직구를 주고 받으며 맞붙었다. 이들은 서로를 “배신자”라고 규정하며 설전을 벌였다.
홍 시장은 9일 자신의 SNS에 “‘배신’이란 단어는 개인적인 신뢰 관계를 전제로 한 용어”라며 “유승민 전 의원이 배신자 프레임에 갇힌 것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 출신이고 각종 당내 선거에서 친박 대표로서 나섰기 때문에 탄핵 때 박근혜 전 대통령의 등 뒤에 칼을 꽂은 것은 배신자로 불리어도 하등 이상할 게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런데 나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당만 같이 했을 뿐이지 아무런 개인적인 신뢰 관계도 없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이 궤멸시킨 한국 보수집단의 재건을 위해 당을 맡았다가 지방선거를 앞두고 탄핵 프레임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모든 책임을 내가 지고 박근혜 전 대통령을 출당시킨 것”이라고 해명했다.
홍 시장의 이 같은 발언은 유 전 의원이 자신의 배신자 프레임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비롯됐다.
유 전 의원은 전날(8일) cpbc평화방송 ‘김혜영의 뉴스공감’에 출연해 박근혜 전 대통령을 배신했다는 이른바 ‘배신자’ 프레임에 대해 “저에게 배신자 프레임을 거는 사람들은 저의 정치철학이나 제가 주장하는 정책의 옳고 그름을 가지고 이야기할 자격이나 능력이 안 되니까 거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 식으로 따지면 윤석열 대통령은 물론이고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권성동·장제원 의원, 홍준표 대구시장 전부 다 그때 배신한 사람들”이라며 “(배신자가) 우글우글하다”고 비판했다.
특히, 홍 시장에 대해서 “자기가 필요하면 박근혜 대통령, 친박한테 아부하다가 필요 없으면 갑자기 ‘춘향이인 줄 알았더니 향단이다’라고 박근혜 대통령을 탈당시키려 했다”며 “왕조시대가 아닌 민주공화국에서 사람에 대한 충성으로 따지는 것은 맞지 않는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이에 홍 시장은 “‘춘향인 줄 알았는데 향단이였다’는 비유도 어떻게 현직 대통령이 그렇게 무기력하게 무너지고 한국 보수집단을 궤멸시킬 수가 있었는지에 대한 무능을 질책한 말이었다”며 “나는 유승민 전 의원처럼 정치적인 이해관계에 따라 누구를 배신한 일이 단 한 번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승민 전 의원은 자신에게 씌워진 배신자 프레임을 벗어나기 위해 나를 더 이상 끌고 들어가지 말라”며 “나는 누구 밑에서 굽신대며 생존해온 계파정치인하고는 거리가 먼 사람”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지난달 말에도 한 차례 설전을 벌였다. 수해 골프 논란으로 당 윤리위원회로부터 ‘당원권 정지 10개월’ 처분을 받은 홍 시장이 지난달 30일 “나는 총선까지 쳐냈지만, 이준석도 안고 유승민도 안고 가거라”라고 SNS에 글을 올린 것이 발단이었다.
유 전 의원은 이와 관련해 31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 인터뷰에서 “제발 좀 잘못했으면 그분이야말로 입꾹닫(입을 꾹 닫고 있는 것) 하시는 게 맞는 거 아닌가 싶다”라면서 “거기다 왜 저를 끌어들이나”고 쏘아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