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대중 투자제한 ‘완급조절’하나...“첨단기술 스타트업에 집중될 듯”

입력 2023-08-09 16:56 수정 2023-08-09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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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예상보다 폭 좁은 제한 조치 전망”
중국과의 관계 개선 의도 담긴 것으로 풀이
제한 대상, 첨단기술 스타트업에 집중될 듯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14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마주하고 있다. 발리(인도네시아)/AP뉴시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14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마주하고 있다. 발리(인도네시아)/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대중 첨단기술 투자 제한 조치의 공개가 임박한 가운데, 예상보다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투자 제한 조치 대상에 양자 컴퓨팅과 인공지능(AI) 등 첨단 분야가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 기업만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이대로라면 중국 기업이 첨단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도 다른 분야에서 더 많은 매출을 올린다면 제한 대상에서 배제된다. 미국 사모펀드나 벤처캐피털 역시 해당 기업에 계속 투자할 수 있다.

이와 함께 군사 최종 사용자를 위한 AI 투자는 금지하되, 다른 AI 활동에 관한 투자는 금지하는 대신 ‘고시(notification)’를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소식통은 “업계 의견을 수렴하고 규칙 제정하는 시간을 고려할 때 해당 조치가 발효되는 데는 약 1년이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발효 전까지 이뤄진 미국 기업들의 대중 투자에는 소급 적용되지 않는다.

바이든 행정부는 국가안보를 이유로 1년 넘도록 대중 첨단기술 투자 제한 조치를 준비해 왔다. 조치는 며칠 내로 공개될 예정으로, 애초 알려진 조치는 더 광범위하게 중국을 압박하는 내용이었다. 다만 바이든 행정부가 제한 대상을 폭 좁게 설정하려는 것은 중국의 미국 기술 접근을 제한하려는 노력과 동시에 중국과의 관계 개선하기로 한 데 따른 결과라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지난달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 역시 “새로운 조치는 표적을 좁게 삼을 것”이라며 “중국의 투자 환경에 근본적인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옐런 장관은 또한 “우리가 하려는 건 보복 조치가 아니다”며 “국가안보를 보호하고 일부의 경우 (중국의) 인권 침해를 해결하기 위해 통제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제한 조치가 1년 넘게 걸린 것에 대해선 “제대로 확인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바이든 행정부가 무턱대고 제재 수위를 낮추려는 건 아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매출 비중을 제한 기준으로 삼음으로써 적용 범위를 좁히는 대신 혁신 기술을 개발하는 스타트업 투자는 막겠다는 목적이다. 일반적으로 첨단기술 스타트업은 다른 분야에서의 매출이 적을뿐더러 매출 흐름 확인도 어려워 미국 투자자들이 필요 이상으로 발을 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미국이 첨단기술 분야에서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고 있는 만큼 이번 조치가 스타트업을 표적으로 하는 의도가 담겼다고 분석했다.

한편 중국은 미국의 제한 조치 자체에 날 선 반응을 보였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달 브리핑에서 “미국이 무역과 기술 문제를 정치화하고 무기화하는 데 반대한다”고 밝혔다.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는 지난주 “바이든 행정부의 투자 억제 계획은 결함 있는 전략으로, 중국 견제에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며 “이는 미국 기업의 반발을 더 거세게 사고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을 떨어뜨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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