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달 대비 20.19%↓…4월 이후 하향 그래프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 거래량이 쪼그라든 가운데, 7월 탈중앙화거래소(DEX) 거래량이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10일 디파이(DeFi·탈중앙화 금융) 데이터 플랫폼 디파이라마에 따르면 7월 DEX 거래량은 610억 4980만 달러로 올해 중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전달 765억 300만 달러 대비 20.19% 감소한 규모이다.
DEX 거래량은 FTX 사태 등으로 탈중앙화 거래소가 각광받으며 올해 3월 1331억 달러로 최고치를 찍었지만, 4월 740억 2400만 달러를 기록한 뒤 조금씩 감소하고 있다. 올해 초 유니스왑 등이 코인베이스 거래량을 넘어설 때만 하더라도,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디파이 활황기를 뜻하는 ‘디파이 서머(Defi Summer)’가 오는 것이 아니냐며 기대했다. 하지만 정작 여름이 와도 디파이 시장은 계속 겨울이었다. 더블록에 따르면 한때 코인베이스를 넘어섰던 유니스왑의 거래량은 6월 이후 다시 코인베이스보다 더 낮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디파이 거래량의 감소는 각종 규제와 유동성 여파로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 전체 거래량이 쪼그라들고 있는 상황을 피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보통 탈중앙화 거래소 거래량이 줄면 중앙화 거래소 거래량이 늘어나는 경향을 보이는데 7월에는 코인베이스, OKX을 비롯해 주요 글로벌 거래소 거래량 역시 감소했다.
CC데이터에 따르면 7월 코인베이스 거래량은 11.6% 감소한 286억 달러를 기록했고, OKX는 5.8% 감소한 290억 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달 바이낸스는 2080억 달러를 기록하며 여전히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지만, 점유율이 5개월 연속 하락했다.
반면 지난달 한국 중앙화 거래소의 거래량은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7월 업비트의 거래량은 298억달러(약 38조7400억 원)를 기록하며 바이낸스에 이어 글로벌 시장 점유율 2위를 차지했다. 코인원과 코빗 등 다른 거래소도 거래량이 소폭 증가하는 모습 보였다.
이는 상반기 국내 거래소에서 거래량을 늘리기 위해 적극적인 상장 정책과 마케팅 정책을 핀 것이 효과를 보인 것으로 보인다. 올해 상반기만 해도 빗썸은 63개, 업비트는 22개, 코인원은 14개의 신규 가상자산을 상장했다. 미국 코인데스크는 “한국 크립토 시장은 주로 명성을 쌓은 개인 투자자들이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면서, 김치프리미엄은 가상자산에 대한 강력한 현지 수요를 보여주는 예시 중 하나”라고 평했다.
또 국내 거래소 사용자들은 UI(사용자 환경)&UX(사용자 경험)가 불편하고 영어 사용이 필수적인 DEX 플랫폼 대신에 국내 중앙화 거래소를 선호하는 경향이 짙다. 최근 유니스왑 등 탈중앙화 거래소들이 앞다퉈 UI 개선에 나서고 있지만, 대다수 한국 사용자가 쓰기에는 불편하다는 평이 많다. 올해 2월 디지털 자산 지갑 서비스 빗썸 부리또 월렛이 첫 선을 보였지만, 아직 국내 시장에서 큰 파이는 차지하지는 못하고 있다.
한 가상자산 거래소 업계 관계자는 “그만큼 국내 투자자들이 가상자산에 매우 관심이 많다는 걸 보여준다”면서 “국내 투자자들은 단시간 내 거래를 진행해 시세 차익을 내는 단타를 선호하는데 탈중앙화 거래소는 거래 속도가 느려 국내 투자자들이 선호하지 않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