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준식 숭실대 교수 “지난해 채권 금리 정상화...현재 금리 수준 유지할 체력 돼야”

입력 2023-08-10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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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은 금융위기 이후로 기형화됐던 채권시장이 정상화를 찾는 한 해였습니다. 한국 경제는 현재의 금리를 버틸 수 있는 체력을 키워야 합니다.”

지난 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서 만난 서준식 숭실대 교수는 한국경제가 현 수준의 기준금리를 유지할 수 있는 기초체력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 경제를 개선할 방법으로 국내총생산(GDP)을 늘리는 것과 함께 저금리 시기에 불어났던 가계부채 관리에 힘쓸 것을 주문했다. 서 교수는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현 신한자산운용)에서 국내 운용부문 부사장(CIO)을 지내며 40조 원 가까운 자금을 운용한 경험이 있다.

다음은 서 교수와의 일문일답.

- 지난해는 개인들의 채권 순매수 열기가 뜨거웠다. 채권에 대한 관심을 어떻게 보나.

지금 채권 가격 수준이 맞다. 우리나라는 제로금리가 오랫동안 이어지면서 채권이 굉장히 비싸게 거래됐다. 채권의 실제 가치보다 금리가 너무 낮게 형성됐기 때문이다. 기준금리가 정상화되면서 사람들이 채권을 제대로 눈여겨봐야 하는 상품으로 보기 시작한 것이다.

- 앞으로도 지금과 같은 고금리 수준이 이어져야 한다고 생각하나.

일본은 30년 동안 제로금리 정책을 쓰고도 실패하면서 좋은 정책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줬다. 불안정한 경제를 살리기 위해 금리를 낮추는 것은 일시적으로 링거를 꼽는 것과 다름없다.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저금리 정책을 시행해도 결국 경제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한국 경제가 지금 수준 내지는 지금보다 높은 금리 수준을 유지할 수 있는 경제 환경이 뒷받침돼야 한다.

- 고금리를 버티기에는 국내 경제 상황이 좋지 못한데.

가계부채 때문이다. 오히려 2008년 금융위기 이후에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보다 경제 상황이 좋았다. 문제는 경제 상황이 좋았음에도 당시 금리를 너무 낮췄다. 그리고 그 부작용이 시중의 돈이 전부 다 가계부채로 간 것. 앞으로도 가계부채가 우리나라 경제 성장 발목을 계속 잡을 거다.

- 국내 경제 성장에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인가.

가계부채 관리야말로 한국경제가 기초체력을 기르기에 가장 좋은 방법이다. 지금은 가계부채가 많아서 소득이 생겨도 돈을 갚거나 이자를 내야 하기 때문에 소비가 늘지 못한다. 따라서 기업들이 생산을 해도 생산한 물건들이 제대로 소비되지 못하는 불안한 상황이 이어지는거다. 가계부채를 관리해 소비가 느는 게 핵심이다.

- 수출 부진은 어떻게 보고 있나.

수출과 내수 중에서 저는 내수가 더 큰 문제라고 본다. 수출은 삼성전자가 알아서 한다. GDP가 계속해서 증가하면서 부채가 그대로면 GDP 대비 부채가 줄어드니까 괜찮다. 그런데 지금 상황에서 GDP 증가는 더 어렵다. GDP가 증가를 못 하면 부채라도 낮춰야 한다.

- 국내 채권 시장에서 가장 큰 문제는.

기준금리가 3.5%면 채권금리는 4% 이상에서 움직여줘야 한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으로 기대하는 효과는 추가적인 가계 대출을 억제하는 수준인데, 대출금리와 채권금리가 너무 낮아서 이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 인위적인 개입으로 지금 굉장히 비효율적인 시장을 만들어버렸다.

- 개인들의 채권 투자 전략?

올해는 작년만큼 채권 투자를 적극적으로 포지셔닝할 필요는 없다. A+ 이상 회사채 5%대 금리는 투자해볼 만 한다. A+까지는 봐도 되는데, A0나 A-는 추천하지 않는다. 기관은 A+미만도 포지셔닝이 가능한데, 개인들은 한 등급만 떨어져도 이걸 팔아야 하는지 혼란스러울 수 있다.

A+에서 떨어져서 A0가 되는 건 마음에 견딜 힘이 되는데, BBB로 떨어지는 건 불안한 마음이 증폭될 수 있다. 또는 장외시장에서 증권사들이 직접 사서 리스크 분석하고 고객들에게 팔아도 된다고 승인 절차를 밟은 물건을 비교해서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다. 2년 만기는 회사채나 금융채를 보는 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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