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눈 수도권 통과에 지자체 ‘초비상’...잼버리 야외 일정 줄줄이 취소

입력 2023-08-10 15:12 수정 2023-08-10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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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교육관에서 영국 대원 41명이 인장 만들기에 한창이다.
▲10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교육관에서 영국 대원 41명이 인장 만들기에 한창이다.

10일 오전 9시 20분께 경남 거제로 상륙한 제6호 태풍 카눈은 북쪽으로 이동하면서 오후 9시경 서울에 접근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대 풍속 32m/s로 당초 예상보다 더 느리게 이동하고 있어 대부분 지역에 강하고 많은 비를 퍼부을 것으로 보인다. 강한 바람까지 동반해 피해가 커질 가능성도 있다. 서울시를 비롯한 지자체들은 ‘초비상’에 걸렸고, ‘잼버리’ 야외 일정도 줄줄이 취소됐다.

오전 9시 서울 전역에 태풍주의보를 발령한 기상청은 수도권에 이날 저녁까지(18~21시) 초속 15∼25m의 강한 바람을 동반한 시간당 30mm 내외의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태풍이 72년 만에 한반도를 관통하는 가운데 지자체는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서울시는 이날 오전 7시부터 재난안전대책본부 1단계 비상근무 체제에 돌입했다. 오전 11시 기준 27개 전체 하천을 통제하고, 서울둘레길 등 주요숲길 380개 노선 통제에 들어갔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오전 서울시설공단 및 서울종합방재센터 종합상황실을 방문, 현황을 보고받고 안전대책을 점검했다. 오 시장은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끝까지 긴장을 끈을 풀지 않고 시민 불편 등 피해 상황을 최대한 줄여 태풍이 무사히 지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예정된 ‘2023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대원 맞춤형 야외 프로그램들도 전면 취소됐다. 대신 잼버리 대원들은 실내 프로그램 체험으로 아쉬움을 달랬다. 이날 오전 영국 스카우트 대원 41명은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교육관을 찾아 인장 만들기에 나섰다. 인장의 역사를 배우고 올바르게 칼 쥐는 법 등 안전교육을 마친 대원들은 기다렸다는 듯 이름 새기기에 빠져들었다. 본인 이름의 ‘바’를 어떻게 쓰는지 모르겠다며 도움을 요청하던 시바니(17) 양은 “체험이 매우 흥미롭다”며 “인장의 역사와 인장에 사용되는 돌의 종류에 대한 설명을 들었는데 너무 재미있다”고 말했다.

▲10일 오전 UAE 대원들이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2층 '사유의 방'을 방문해 '반가사유상'을 보고 있다.
▲10일 오전 UAE 대원들이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2층 '사유의 방'을 방문해 '반가사유상'을 보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 대원 66명도 국립중앙박물관의 전시관과 한글박물관을 방문했다. 대원들은 큐레이터의 설명과 함께 한국의 유물들을 살펴보며 흥미로워했다. 전시관 2층 국보 ‘반가사유상’이 전시돼 있는 ‘사유의 방’에 들어서면서는 웅장한 분위기에 압도되는 듯한 모습이었다. ‘와’ 소리와 함께 기념 사진을 촬영하던 대원들은 반가사유상의 자세가 신기한지 자세를 따라해보기도 했다.

일부 대원들은 ‘이동하자’는 스카우트 지도자의 목소리를 못 듣고 반가사유상을 계속 바라보다가 지도자에게 팔이 이끌려 나가기도 했다. 요세프(15) 군은 “우리 문화와 한국의 문화가 너무 다른 게 느껴져서 정말 재미있었다”며 “이곳에서 보고 들은 모든 게 영감을 준다”고 소감을 전했다. 루이스(15)군은 “내가 이런 체험을 하고 있다는 걸 타임랩스 동영상으로 남기고 있다”며 자신이 인장을 만드는 모습을 촬영하기도 했다.

서울시는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 건축투어’를 잼버리 프라이빗 투어로 준비했고, ‘서울 e스타디움’을 관람할 수 있는 상암 ‘에스플렉스센터 투어프로그램’, K-푸드·K-뷰티 등 한류체험프로그램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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