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미국·이란, 수감자 맞교환 합의...“韓 동결 자금 스위스로”

입력 2023-08-11 14:39 수정 2023-08-11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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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이란계 미국인 5명 가택 연금으로 전환
“미국인 석방 대가로 이란인 5명 감옥서 풀려날 것”
우리은행·IBK기업은행에 60억 달러 자금 동결
미 공화당 “해제된 자금, 무장 세력 손에 들어갈 수 있어”

▲이란과 미국 국기가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란과 미국 국기가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이 이란에 있는 5명의 미국인 수감자를 석방하는 대가로 한국 시중은행에 동결된 이란의 60억 달러(약 7조9000억 원)가량의 자금을 해제하고 미국에 수감 중인 이란 국민을 풀어주기로 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는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과 이란 정부는 2년간의 비공개 협상 끝에 이와 같은 합의에 도달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란 정부는 합의에 따라 자국 내 교도소에 수감돼 있던 이란계 미국인 이중국적자 5명을 가택 연금으로 전환했다. 이들은 모두 간첩 혐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날 이란 국영 IRNA 통신도 “미국인 5명이 석방되는 대가로 이란인 5명이 미국 교도소에서 풀려날 것”이라고 보도했고, 뒤이어 11일에는 미국과 이란의 협상 타결에 따라 한국에 동결돼 있던 이란 자금이 스위스 은행으로 이체됐다고 전했다.

RNA는 소식통을 인용해 “미 제재 준수 명목으로 인해 한국과 이라크 은행 계좌에 불법적으로 동결돼 있던 100억 달러 이상의 자금에 대한 접근권을 마침내 확보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란이 접근권을 확보한 자금에는 한국에 동결돼 있던 원유 수출 대금과 이라크 무역은행(Trade Bank)에 동결됐던 상당 액수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NYT는 동결 해제 방식과 관련해 동결된 이란 자금이 카타르 중앙은행 내 계좌로 이체돼 이란이 인도주의 목적에 사용하는 경우에만 접근할 수 있도록 제한을 둘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국에 동결됐던 자금 규모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려진 것은 없으나 주요 외신들은 60억~70억 달러로 추정하고 있다.

이란 정부도 미국과의 합의 사실을 밝혔다. 알리 바게리-카니 이란 외교부 정무차관은 “미국과 이란이 죄수 교환 및 이란의 자산 동결 해제를 위한 합의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란은 미국으로부터 관련 의무에 대한 지속적인 약속을 보증받았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5명의 미국인을) 데려오기 위해 해야 할 일이 더 있다”며 “이번 합의가 그들의 악몽이 끝나는 시작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미국이 이란의 자금 동결을 해제한다는 소식에 미 정치권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미국 야당인 공화당은 “동결 해제된 이란의 자금은 이란의 엘리트 군대인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의 손에 들어가 중동 전역의 무장 세력에 자금을 지원하고 무장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은 “이란에 지불한 미국 역사상 가장 큰 몸값”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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