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 고공행진에 역전세난 소멸?…아파트 ‘웃고’, 빌라 ‘울고’

입력 2023-08-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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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아파트 전셋값 강세가 계속되면서 역전세난 우려가 소멸하는 모양새다. 주간 기준으로 매맷값보다 전셋값이 큰 폭으로 오르고, 전세 수요가 이어지면서 전세 물건 감소세도 뚜렷하다. 다만, 아파트와 달리 비(非)아파트 전세 수요는 침체가 계속되고 있다.

13일 부동산 플랫폼 ‘아파트실거래가’ 통계에 따르면 최근 한 달 기준으로 전국 17개 시도 중 아파트 전세 물건이 줄어든 곳은 세종시(1.0% 증가)를 제외한 16곳이다.

전세 물건은 수도권뿐만 아니라 지방에서도 빠르게 소진됐다. 전국 기준 전세 물건 감소율 1위는 전북으로 이 기간 2309건에서 1956건으로 15.3% 줄었다. 이어서 충북은 2043건에서 1736건으로 15.1% 감소, 대전은 2379건에서 2050건으로 13.9% 감소했다.

수도권에선 경기지역이 3만9145건에서 3만5526건으로 9.3% 줄었다. 전국 기준으로는 감소율 6위 수준을 보였다. 인천은 9282건에서 8597건으로 7.4% 감소했고, 서울은 3만3291건에서 3만1540건으로 5.3% 감소를 기록했다.

전세물건 감소는 전셋집 수요가 대폭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부동산원 아파트 전세수급동향 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 2일 기준 전국 아파트 수급지수는 71, 수도권은 64로 최저 수준을 보였다.

하지만, 4월 24일 전국 기준으로 81에 도달해 80선을 넘겼고, 이후 줄곧 우상향해 지난 7일 기준 89.3까지 올랐다. 수도권은 더 가파르게 올라 7일 기준 90.2, 서울은 91.4를 기록했다. 지난해 8월 둘째 주 서울 전세수급 지수 91.2를 기록한 이후 최고 수준인 셈이다. 이 지수는 0부터 200 사이의 지수로 시장 내 전세 수요와 공급을 수치화한 것이다.

전국 부동산 시장에선 전셋값 반등과 함께 신고가 거래도 이어지고 있다. 서울 은평구 ‘브라운스톤구산’ 전용면적 116㎡형은 지난달 17일 직전 전세 신고가 4억3000만 원보다 7000만 원 오른 5억 원에 계약서를 썼다.

경기지역에선 화성시 ‘동탄역시범예미지’ 전용 84㎡형이 8억2600만 원에 전세 계약을 맺었다. 이는 직전 계약금액 7억3000만 원보다 9600만 원 오른 수준이다. 이 외에 부산에선 해운대구 우동 ‘해운대센트럴푸르지오’ 전용 84㎡형이 직전 신고가 보다 2000만 원 비싼 4억7000만 원에 신규 전세계약을 맺었다.

전셋값 상승이 이어지자 기존 계약액 수준에 계약을 연장하는 갱신계약 비중이 재차 늘고 있다는 통계도 나왔다.

부동산R114이 전세 실거래 사례를 분석한 결과, 수도권 전세 신규계약 비중은 전 4월 60.3%까지 올라섰다가 지난달에는 54.7%까지 하락했다. 특히, 전셋값 회복이 빠른 서울 내 준공 5년 이내 신축단지의 갱신계약 비중이 높았다.

다만, 아파트가 아닌 빌라(연립‧다세대 주택) 등 비아파트 전세 수요는 여전히 침체 중이다. 전세사기와 빌라값 하락이 계속되면서 빌라 전세 기피가 이어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경제만랩 집계에 따르면, 상반기 기준 단독 및 다가구 거래는 2만620건으로 전체 전월세 계약 중 전세 비중은 27.6% 수준에 그쳐 역대 최저 수준을 보였다. 반면, 아파트는 전세 수요가 늘면서 지난해보다 소폭 상승에 성공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역전세난은 사실상 해소 됐다고 보는 게 맞고, 앞서 우려했던 것보다는 미풍에 그친 것으로 분석된다”며 “다만, 수도권보다는 지방이, 아파트보다는 빌라에선 역전세난 우려가 상대적으로 더 지속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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