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아파트별 ‘맞춤형 판촉’으로 공략
“프레시매니저 일하며 키운 아이들 이젠 성인”
2010년 7월 입사해 경기도 광주 고산리에서 13년째 hy(옛 한국야쿠르트) 프레시매니저로 일하는 김선란(52) 씨의 하루는 새벽 4시에 시작된다. 프레시매니저는 과거 ‘야쿠르트 아줌마’로 불렸던 이들을 말한다.
최근 본지와 만난 김선란 매니저는 프레시매니저 중에서도 높은 연 매출 2억5000만 원을 달성한 ‘영업왕’이다. 그가 다른 이들보다 하루를 일찍 시작하는 이유는 정기적으로 제품을 배달하는 고정 고객만 300명이 넘기 때문이다. 고객들에게 제품을 빠르게 전하기 위해 하루 시작이 빠른 셈이다.
그는 “배달할 물건이 많다 보니 차에 싣는 것도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린다”며 “4시에 집을 나서 사무실에 도착해 물건을 다 챙기고 커피 한잔하면 오전 6시”라고 말했다. 이어 “출근 시간에 맞춰 제품을 배달하다 보니 시작 시간도 자연스럽게 빨라졌다”며 “월요일에 정기 배송을 받는 고객이 많아 가장 바쁜데, 모두 돌리면 오후 2시에 끝난다”고 소개했다.
hy는 프레시매니저 1명당 월 200만 원 수준의 수익을 올릴 수 있도록 구역을 배분한다. 하지만 여기서 매출을 더 늘리는 것은 프레시매니저의 역량이다. 김 매니저가 활동하는 오포읍 고산리는 가정집보다는 공장이나 관공서 등 회사가 많은 지역이다. 김 매니저는 이런 특성을 고려했고 고정 고객을 늘리기 위해 직장인들의 점심·간식 시간을 공략했다.
그는 “익숙해지니 일을 시작한 지 6개월쯤 지났을 때 배송업무가 오전 11시에 끝났다”며 “그때부터 리플렛을 들고 자발적인 판촉을 하기 시작했다. 공장이 많다 보니 간식 시간대에 맞춰 판촉활동을 했는데, 이게 잘 통했다”며 미소 지었다.
김 매니저는 “열심히 한 덕분인지 어느 순간 매출이 불어났고 통장에 돈도 쌓이더라”며 “신나서 하다 보니 제일 많을 때는 고정 고객만 500명 정도 됐다”고 했다.
1년 전 1500세대 규모 아파트단지가 들어서자 기존 공장 판촉과는 다른 맞춤 전략을 폈다. 그는 “아파트는 사람들이 오전·오후 시간대에 직장에 가 있기 때문에 고객을 만나는 것 자체가 쉽지 았았다”며 “그래서 코코(냉장 이동식 카트)를 끌고 단지 내 판매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영업을 위해서 친분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 코코 판매를 통해 얼굴을 익힌 고객에게 자연스럽게 정기 배송을 영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경기 불황에 영업 환경이 나빠지자 전략을 바꿨다. 김 매니저는 “일단 현재 고정 고객을 유지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 양보다는 질을 늘리는 방식을 선택했다”며 “hy 제품이 발효유만 있는 게 아니라 신선식품, 건강식품도 있다는 점을 기존 고객에게 알리고 있다”고 말했다.
프레시매니저 중에서도 손꼽히는 매출을 올리는 김 매니저는 앞으로 연봉 1억 원에 도전할 계획이다. 그는 “hy 온라인몰 프레딧에 ‘매니저픽’이 있는데, 프레시매니저 추천 상품이 입점하면 판매 수익을 대부분 가져갈 수 있다”며 “내가 추천한 상품이 ‘매니저픽’이 되면 연봉 1억 원을 달성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며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프레시매니저로 일하며 키운 아이들이 이젠 성인이 됐다. 꼭 말하고 싶었는데, 한 달 일한 후 그만두려고 했을 때 잡아준 당시 지점 사장님 정말 감사하다”며 밝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