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에도 만석”…‘스타벅스 경동1960’ 특화 전략 통했다 [가보니]

입력 2023-08-13 15:00 수정 2023-08-13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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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동1960점 키워드 ‘상생’…스타벅스 특화 매장 확대로, 차별화

▲11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스타벅스 경동1960점 간판이 자리한 1층 입구 모습. (문현호 기자 m2h@)
▲11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스타벅스 경동1960점 간판이 자리한 1층 입구 모습. (문현호 기자 m2h@)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역 2번 출구로 나와 걷다 보면 경동시장이 나온다. 정육점과 생선가게를 지나자 시장 한복판 분위기와는 어울리지 않는 스타벅스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11일 기자가 스타벅스 경동1960점이 자리한 경동시장 본관 3층으로 올라가자, 입구부터 레트로한 분위기의 공간이 눈길을 끌었다. LG전자와 함께 조성한 카페 입구 양쪽에 있는 금성전파사 새로고침센터는 1960년대라는 콘셉트에 걸맞게 온통 예스러운 소품들로 꾸며졌다.

매장 문을 열고 통로를 따라가자 시장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잔잔한 재즈 음악이 흘러나오면서 고풍스러운 느낌의 대형 극장 같은 카페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스타벅스 경동1960점은 평일 낮 시간임에도 자리에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 특히 SNS에서 커플들의 데이트 명소로 이름이 난 만큼 20~30대 커플들이 상당수였다.

여자친구와 함께 온 박모(22·남)씨 “데이트 장소를 알아보다 일부러 여길 찾아왔다”며 “마치 프리미엄 영화관에 온 느낌이다. 보통 스타벅스 매장과 다르게 꾸며져 있어서 신선하다”고 말했다.

스타벅스는 1960년대 지어진 경동극장을 새롭게 단장해 지난해 12월 경동1960점을 오픈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오랫동안 방치된 폐극장이었지만, 경동1960점으로 화려하게 재탄생 시킨 것이다.

▲11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스타벅스 경동1960점 매장 전경. (문현호 기자 m2h@)
▲11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스타벅스 경동1960점 매장 전경. (문현호 기자 m2h@)

매장 인테리어는 옛 모습을 최대한 살렸다. 목조식 골조의 천장은 물론 벽면에도 콘크리트가 그대로 노출돼 있어 오랜 세월의 흔적을 만날 수 있다. 양쪽 벽 일부는 스크린처럼 활용해 커피가 준비되면 고객을 부르는 용도로 썼다.

구조 역시 영화관에 온 듯했다. 영화관 구조를 그대로 살려 테이블과 의자도 계단식 구조에 맞춰 놓였다. 계단을 따라 가장 위쪽으로 올라가 매장 정면을 바라보면 마치 영화를 보는 듯한 경험을 느낄 수 있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기존 극장 형태를 최대한 유지해 옛 공간을 현대적으로 재구성했다”며 ”평일에는 평균 약 1500명, 주말에는 약 2500명이 방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동1960점의 키워드 ‘상생’…상생기금 조성·지역 아티스트 공연도

▲11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스타벅스 경동1960점 매장 내 공연 공간. (문현호 기자 m2h@)
▲11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스타벅스 경동1960점 매장 내 공연 공간. (문현호 기자 m2h@)

경동1960점이 특별한 또 다른 이유는 이곳을 관통하는 키워드 ‘상생’ 때문이다. ‘스타벅스 커뮤니티 스토어 5호점’이기도 한 경동1960점에서는 판매하는 모든 품목당 300원씩 적립해 지역 상생 기금을 조성한다. 6월엔 상생 기금을 활용해 경동시장 내 주차장 출입구 도색 작업을 마쳤다.

매장 내 공연 공간에서는 지역 아티스트들의 문화예술 공연이 정기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공연은 벌써 100여 회 넘게 열렸다.

경동시장 상인들도 스타벅스가 들어선 이후 시장을 찾는 사람들도 함께 늘어났다며 긍정적인 반응이다. 경동시장에서 막국수 가게를 운영하는 A씨는 “확실히 전보다 젊은 사람과 가족 단위로 시장을 온 손님들이 많아졌다. 스벅에서 커피 마시고 나서 시장도 구경하다가 물건도 사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소상공인이 대다수인 경동시장에 대기업 프랜차이즈가 들어온다는 낯섦도 잠시 이제는 시장의 일부로 완전히 녹아든 모습이다.

특화 매장 확대하는 스타벅스…차별화된 고객 경험 강조

스타벅스는 기존 매장과는 차별화된 특화 매장 확대에 힘쓰고 있다. 단순히 커피만 파는 카페가 아닌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새로운 공간으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다.

현재 운영 중인 특화 매장 시리즈 ‘더 매장’은 더양평DTR, 더북한강R, 더북한산, 더여수돌산DT 4곳이다. 국내 스타벅스 1호점인 이대R점을 비롯해 대구종로고택, 경동1960 등 콘셉트매장은 4개 지점이 있다.

올해 2월 서울 은평구에 들어선 스타벅스 더북한산점의 인기는 상당하다. 젊은 층 사이에서 북한산을 배경으로 사진을 남길 수 있는 인증샷 맛집으로 통하며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 지상 1, 2층과 루프탑 등 약 992㎡(300평) 규모로, 매장에서 북한산 자락을 파노라마처럼 감상할 수 있도록 좌석을 배치했다. 또 전국 매장 5곳에서만 판매하는 쑥 특화 음료를 비롯해 다양한 빵과 브런치 메뉴로 차별화했다.

지난해 오픈한 ‘더북한강R점’도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 사이에서 화제다. 국내 최초 펫 프랜들리 매장으로, 매장 외부에 펫파크 시설을 마련해 반려동물과 함께 온 고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문을 연 더여수돌산DT도 하멜등대, 동백꽃, 밤바다 등 여수를 상징하는 요소로 꾸몄다. 이곳에서 맛볼 수 있는 ‘여수 바다 자몽 피지오’와 특산물인 거문도 약쑥을 활용한 '쑥 품은 큐브 브레드'를 선보이는 등 차별화에 나섰다.

앞서 3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신세계그룹은 단순히 상품만 판매하는 기업이 아닌 고객의 시간과 공간을 점유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며 “스타벅스도 고객 경험의 폭을 더욱 확장해 고객이 우리를 찾는 이유를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혁신 할 것”을 주문한 바 있다.

스타벅스는 앞으로도 새로운 특화매장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언제 어디서나 스타벅스에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매장을 구성하고 있다”며 “향후 특화 매장을 계속해서 늘려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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