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 싶다' 진주 수면제 사망, 자살아닌 타살?…와인잔에 담긴 진실은

입력 2023-08-13 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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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SBS '그것이 알고 싶다' 캡처)
(출처=SBS '그것이 알고 싶다' 캡처)

자살일까 타살일가.

12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진주 수면제 사망사건’에 대해 집중 조명하며 머그잔에 담긴 비밀 파헤치기에 나섰다.

2014년 2월 6일 오전 10시경, 경남 진주에서 박영석(가명)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발견 장소는 그의 내연녀 신선미 씨(가명)의 집이었다. 당시 신씨는 동반 자살을 하려 했으나 홀로 살아남았다고 진술했다.

두 사람은 시장에서 100m의 거리를 두고 과일 장사를 하다가 내연관계로 발전했다. 하지만 이 사실이 알려지며 관계를 정리했다. 사건은 일주일 뒤 일어났다. 관계 정리를 두고 다투던 중 영석 씨가 신씨를 폭행하는 일이 발생했고, 이를 풀기 위해 신씨가 영석씨를 자신의 집으로 부른 것.

당시 병원에 입원 중이었던 신씨는 영석씨에게 연락을 했지만 닿지 않았고 결국 그의 어머니에게 연락했다. 신씨를 폭행했다는 이유로 신씨 오빠와 몸싸움을 벌이다 또 폭행사건에 휘말린 영석씨에 대해 오빠가 고소를 하려고 하니 어서 연락을 하라는 것이었다.

결국 영석씨는 출근길에 어머니를 태우고 신씨를 찾았고, 금방 다녀오겠다며 시동도 끄지 않고 신씨의 집으로 향했다. 하지만 1시간 반이 지나도 나오지 않자 경찰에 신고를 했고 결국 영석씨는 사망한 채 발견됐다.

당시 신씨는 경찰과 구급대가 출동한 상태에서도 문을 열지 않았다. 40분간 열리지 않던 문은 남편이 오고서야 열렸다. 그때 영덕 씨는 목을 매 의식불명 상태였으며 신씨는 동반 자살을 하기 위해 가스 밸브를 잘랐다고 말했다.

영석씨의 부검 결과는 경부압박 질식사로 저항흔이 없으며 줄이 4줄로 감겨 있는 점 등을 들어 자살로 판명 났다. 4줄로 감으면 오히려 힘이 분산되기에 타살일 수 없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그러나 영석씨의 몸에서 수면제 성분을 가진 졸피뎀 등 3가지 약물이 다량 검출됐다. 사건 전 신씨가 정신과에서 한달치 수면제를 처방받은 사실도 전해졌다. 이에 대해 신씨는 대화 중 화가 나 평소 먹던 수면제를 다량으로 복용했는데 이를 본 영덕씨가 빼앗아 자신이 먹었고, 곧 스스로 목을 맸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가족들과 지인들은 영석씨가 절대 극단적 선택을 할 사람이 아니라고 말했다. 경찰 역시 사건에 의문을 가졌지만 7개월 만에 단순 변사로 종결했다. 그리고 2020년 검찰이 신씨를 기소하면서 단순 변사 사건은 살인으로 전환됐다. 그러나 법원은 지난 9월 무죄 판결을 내렸다.

영석씨의 컵에서 약 성분이 나왔지만, 알약 형태의 수면제를 복용하고 20분 내 항거불능 상태는 어렵다고 봤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약물들이 술과 시너지 효과를 내면 더 강화되고 영석씨가 공복에 수면제 복용이 없었다면 더 빨리 반응이 왔을 거라고 설명했다. 10분 내로도 가능할 것이라고 봤다.

특히 영석씨가 목을 목을 맨 플라인드는 천장에 걸린 것이 아니라 미설치 제품으로 80cm 높이의 서랍 위에 있었다. 앉아서 목을 매고 사망한 영석씨에 대해 전문가들은 “가능성은 있지만, 이것으로는 사람을 지탱하기 어렵다. 이런 장력으로는 사람으로 이어질 수 없다”라고 말했다.

또한 부검의가 주장한 4번의 줄 감김은 4번 감아서 형성된 것이 아닌, 자기 자신을 구하기 위해 생긴 손톱자국일 가능성일 배제하기 어렵다고 봤다. 그러니까 그 4번은 자살의 흔적이 아닌 저항흔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

신씨는 영석씨의 머그컵에서 나온 약물에 대해 같이 죽자고 하는 과정에서 빠트린 것, 한번에 많은 양을 먹다가 뱉어졌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러나 카펫에 엎질러진 와인을 추출해 검사한 결과 해당 컵에 있던 와인에서 상당한 약물이 녹아 있었음이 분석됐다.

전문가는 “정제 형태는 정제가 달라붙어 있다. 하지만 그게 없어서 가루로 드신 게 아닌가 추정된다. 짧은 순간 그 정도의 혈중 농도로 나타내라면 정제보다 가루일 때 훨씬 높아서 가루였을 거 같다. 그 말도 안 되는 혈액의 약물 농도가 가루면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또한 당시 현장에서는 끝에 하얀 가루가 묻어 있는 포크가 발견됐다. 전문가들은 그것으로 가루를 섞었을 거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당시 포크 감식은 진행되지 않았고 현장에서 회수조차 되지 않았다.

특히 신씨가 동반 자살의 증거라고 주장하고 있는 가스 호스를 자른 것에 대해 전문가는 “압력이 높지 않아서 그런 위협적인 상황은 되지 않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영석씨의 매형 역시 “40분의 실랑이 끝에 문이 열렸는데, 그때 달깍거리는 소리를 들었다. 호스를 자른 가위를 놓는 소리였다”라며 문을 열기 직전 호스를 잘랐을 거라고 추측했다.

변호사들은 법원의 무죄 선고 이유에 대해 “가장 큰 건 부검의의 소견. 그게 1번 증거로 설시되어 있지 않냐. 부검의의 소견을 의미 있게 받아들인 것 같다”라며 “약물 과다 복용 고려하지 않은 판단 같다. 부검에서도 마찬가지”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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