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펫휴머니제이션' 시대, 여전히 버려지는 10만 마리

입력 2023-08-14 05:00 수정 2023-08-14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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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고양이 사료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나오면서 반려인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해당 사료는 열처리를 하지 않은 이른바 '생식' 사료로 원료를 비롯해 처리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는 지에 대해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1500만 반려인 시대를 맞아 이제 생식 사료는 놀라운 일도 아니다. 호텔과 카페, 식당 등에 반려동물을 동반할 수 있는 친화적인 서비스를 뜻하는 '펫 프렌들리(Pet friendly)'에서 가족의 개념인 '펫펨(pet+family)'을 넘어 이제는 인간화(Humanization)를 의미하는 '펫휴머니제이션(Pet Humanization)'이란 말도 떠오르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따르면 지난해 기준 반려동물을 기르는 집은 602만 가구로 10년 전인 2012년 364만 가구에 비해 65.4%가 증가했다. 반려견과 반려묘를 합친 개체 수도 같은 기간 556만 마리에서 799만 마리로 43.7% 증가했다.

이에 정부는 반려동물 연관 산업을 키워나갈 방침이다. 지난해 기준 8조 원 규모인 국내 시장을 2027년 15조 원까지 확대하겠다는 목표다. 반려인들의 진료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부가세 면제 대상도 늘어나고 펫보험 가입도 활성화한한다.

국내 시장에 이어 수출도 확대한다. 실제로 코로나19를 겪으면서 베트남에서는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이에 따라 펫푸드 수출액은 2018년 157만 달러에서 지난해 1156만 달러로 무려 10배가 늘었다.

하지만 이 같이 행복한 반려동물 사회가 있는 반면 여전히 버려지는 반려동물도 있다. 이 10만 마리 이상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농식품부의 반려동물 보호·복지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1년 한 해 동안 11만8273마리가 유기됐다. 동물 유기 행위는 '동물보호법' 제10조 제4항에 의거해 처벌되지만 처벌 수위는 300만 원 이하의 솜방망이 벌금형에 불과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지난해 동물보호센터가 구조한 동물은 11만3440마리로 2019년 13만5800마리 이후 매년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의무화한 동물등록 개체도 늘어나고 있어 인식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반려동물 산업은 앞으로 주목받는 산업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경제적인 산업 측면이 아닌 문화산업도 함께 성장해야 한다. 반려동물을 가족 구성원으로 생각하는 분위기가 마련됐고, 이를 바탕으로 생명에 대한 존중과 책임, 반려동물 문화를 함께 가져갈 수 있는 법과 제도의 마련도 병행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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