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자] ‘건물 전기화’ 시대가 열리고 있다

입력 2023-08-15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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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성 델코리얼티그룹 회장

미국을 중심으로 건물의 완전 전기화가 추진되고 있다. ‘건물 전기화(building electrification)’는 전기로만 구동되는 자산을 의미한다. 건물에서 도시가스 같은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는다. 미국도 보편화되려면, 향후 5~10년 이상이 걸리겠지만 상업용 부동산 중 일부는 이미 완전 전기화를 수익에 반영하면서 자산을 전략화하고 있다. 건물의 완전 전기 사용은 이미 뉴노멀이 되어가고 있다. 건물 전기화의 주요 목적은 건축 환경이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완화하는 것이다.

주택전기화로 실내 공기질 개선효과

건물 완전 전기화는 건축비와 에너지 비용을 절감하고, 건물 개조 효과를 최적화하는 재정적 이익을 준다. 미국 빌딩 탈탄소연합에 따르면 천연가스 공급 시스템 비용은 계속 증가해 2009~2017년 사이에 3배, 연간 149억 달러로 증가했다. 완전 전기화는 가스 시스템 설치비가 안 들어 신축 공사의 초기 비용을 줄이고, 나중에 완전 전기로 개·보수하는 비용도 들지 않는다. 이로 인해 건물 가치도 증가하고 있다.

미국의 공공 부문은 건물 전기화를 장려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전개하고 있다. 시범 프로젝트 추진, 업계와 시장에 대한 교육, 기술 및 인력 개발, 리베이트, 세금 공제, 무이자 장기 부채 등 인센티브 지원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숙련된 전기 기술 인력 수요는 관련 채택이 확대되면서 소외 지역 주민들에게 일자리를 창출할 수도 있다.

건물 전기화는 사회적 형평성 개선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저소득층 지역사회에 건물 전기화를 확대하기 위해 리베이트 인센티브 제공, 저금리 또는 무이자 대출, 지출비 완화 등 프로그램을 통해 전기화에 대한 인식을 확산시키고 있다.

특히 주택의 완전 전기화는 주방 전기화와 직결되어 실내 공기 질에도 큰 효과를 낸다. 기존에는 주방에서 도시가스로 조리를 하면서 연기 등 실내 공기가 탁해져, 호흡기 질환 발병률과 관련성이 높은 점이 통계적으로 입증됐다. 주방 전기화로 주방에서 인덕션을 활용한 조리가 늘면서 공기질이 개선되고 있다.

건물 전기화를 통한 탄소 저감 효과는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청정 전기 공급에 달려 있다. 전기화를 한다고 집중적으로 화석연료를 사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소는 오히려 탄소를 늘리는 꼴이 된다. 따라서 100% 전기 건물로의 전환에는 반드시 대규모 전력망의 친환경화가 수반돼야 한다. 이것이 없다면 건물 전기화 운동은 오히려 퇴보할 수 있다.

탄소저감 효과는 청정전기 공급에 달려

그래서 유틸리티에 대한 리베이트 프로그램도 강화되고 있다. 그 대상은 초고효율 단열 외벽과 창문, 난방·환기·공기 조절 시스템, 자연 상태의 지열이나 호수의 열을 순환시켜 활용하는 히트 펌프 등이다. 특히 옥상 태양광 지원 프로그램은 전기 요금이 높은 지역에서 전기 사용량 증가를 상쇄하는 데 필요하다. 미국은 인플레이션 감소법을 통해 저소득층 지역에서 태양열 및 배터리 저장 장치의 세액 공제를 하고 있어, 이는 공평한 전기화에 기여하고 있다.

전기차는 부동산보다 앞서서 완전 전기화를 추진하고 있다. 전기차의 발전 사례에서 건물의 전기화를 모색해 볼 수 있다. 건물에서 도시가스 사용을 금하는 글로벌 도시들이 늘면서, 재정적·기술적·환경적 비즈니스 사례도 많아지고 있다. 우리도 이런 흐름에 선제적으로 동참하면서 새로운 일자리 창출 기회를 만들어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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