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살아왔는데" 돼지 농장주, 악취 민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양돈 농가들 참담

입력 2023-08-13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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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적 선택을 한 돼지 농장주 A씨가 남긴 유서.  (사진제공=대한한돈협회)
▲극단적 선택을 한 돼지 농장주 A씨가 남긴 유서. (사진제공=대한한돈협회)

악취 민원에 시달리던 전남 보성 한 돼지농가 농장주가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감했다.

13일 대한한돈협회는 오는 16일 환경부 청사 앞에서 숨진 양돈 농가 농장주 A씨를 기리는 추모제를 연다고 밝혔다.

지난달 21일 A씨는 농가 인근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 당시 A씨는 그날 제기된 민원과 관련해 군청 관계자와 통화를 마친 뒤 그러한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돼지 축사를 운영하는 A씨는 최근 악취와 관련한 민원에 시달려 왔다. 보성군에는 올해 5월 말과 지난달 10일, 18일을 비롯해 그가 목숨을 끊은 21일까지 총 4차례의 민원이 접수됐다.

그가 남긴 유서에는 “이제까지 열심히 살아왔는데, 민원 제기로 너무 힘들다. 주변 주민분들 그동안 정말 죄송했습니다”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반복된 민원으로 심리적 부담을 크게 느낀 것이 극단적 선택의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소식이 전해지며 다른 양돈 농가들도 크게 공감하며 애도를 이어가고 있다. 대한한돈협회 누리집 추모란에는 A씨에 대한 추모와 함께 마찬가지로 악취 민원에 힘들다는 글이 다수 게재돼 있다.

대한한돈협회는 성명을 통해 “한돈산업은 대한민국 국민에게 소중한 단백질을 공급하는 식량산업이나 늘어나는 냄새민원과 행정규제로 인해 축산업이 위협받고 있다”라며 “무리한 규제로 생을 저버리는 상황을 두고 전국 한돈농가들은 깊은 좌절을 느낀다”라고 참담한 심경을 전했다.

한편 A씨의 추모제는 16일 정부세종청사 환경부 앞에서 진행되며 분향소는 18일까지 운영된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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