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해운업계 치킨게임…HMM 희생양 우려

입력 2023-08-15 07:00 수정 2023-08-15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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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해운동맹 2M(세계 1~2위 업체인 MSC 머스크로 구성)이 2025년부로 공식 해체를 예고하면서 글로벌 해운업계의 치킨게임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사진제공=HMM)
▲세계 최대 해운동맹 2M(세계 1~2위 업체인 MSC 머스크로 구성)이 2025년부로 공식 해체를 예고하면서 글로벌 해운업계의 치킨게임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사진제공=HMM)

글로벌 해운업계의 치킨게임이 예고된 가운데 HMM의 매각에 어떠한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 해운동맹 2M(세계 1~2위 업체인 MSC, 머스크로 구성)이 2025년 1월 공식 해체를 예고하면서 글로벌 해운업계의 치킨게임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시장을 재편하는 과정에서 해운사 간 공격적 운임 할인 경쟁이 심화하면서 각자도생하는 수순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해운 업체도 빚을 내가며 버텨야 할 시기가 올 가능성도 있다. HMM 인수 기업까지 흔들릴 수 있어 이를 버틸 체력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현재 매각 과정에서 자체 자금 조달 능력이 뛰어난 전략적 투자자가 안 보인다는 우려가 나온다. 인수에 뛰어들겠다고 밝히거나 관심을 보인 곳은 모두 자산 규모로 대기업집단 순위에서 19위인 HMM(25.8조 원)보다 아래에 있다. 하림그룹, SM그룹, LX그룹, 동원그룹, 글로벌세아그룹 순이다.

이에 해당 기업들은 인수에 함께 참여할 외부 재무적투자자(FI)의 영향력이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나온다. 사모펀드 같은 FI는 투자금 회수가 최대 목표인 까닭에 자칫 HMM의 해운 경쟁력이 훼손될 수 있다는 데 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HMM의 보유 현금이 많다는 점도 FI가 인수 참여 후 정상적 경영 활동을 지원하겠느냐는 문제로 귀결된다. 즉, 현금만 빼가는 상황이 발생하면, 자칫 경영에 어려움이 올 수 있다는 우려다.

한때 글로벌 대형 해운사들로부터 촉발된 치킨게임에 휩쓸려 희생양이 된 대한민국 해운 업계에 또다시 칼바람이 불지 주목된다. 자금 동원 능력이 상대적으로 미흡한 중견 대기업들인 것을 고려하면 HMM의 인수 시 이들이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도 있다는 우려다.

한편 ‘2M 얼라이언스’로 알려진 2M은 2015년 결성된 후 전 세계 해상 화물의 40%가량을 관리하며 해운시장을 주도해온 세계 최대 해운동맹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경제 침체 이후 수년간 해운업계가 물동량 감소, 선박 과잉, 운임 약세 등을 겪었는데, MSC와 머스크는 동맹을 통해 비용 절감 등의 효과를 누릴 수 있었다. 해운동맹 해체로 인해 물량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고 컨테이너선 운임이 하락할 가능성이 더욱 커진다는 우려가 나온다. 컨테이너선 운임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해 1년 새 80%가량 하락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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