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펀드, 수익률은 좋은데…” 올해 15% 뛴 ‘高수익’에도 설정액 ‘썰물’

입력 2023-08-1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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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22개 어린이펀드 평균 수익률 15.46%, 코스피 상승률 웃돌아
한투밸류·NH아문디·삼성자산운용 등 일부 상품 최근 수익률 10% 넘어
펀드 설정액 감소 추세…올해 들어 79억 자금 빠져 나가

2학기 개학을 앞두고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의 관심이 다시 어린이 펀드를 향하고 있다. 어린이 펀드는 코스피 지수 상승률을 추월하는 성적을 내고 있음에도, 환매가 이어지고 있어 수익을 제대로 누리고 있는 투자자는 소수일 것으로 보인다.

1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들어 국내 22개 어린이 펀드(설정액 10억 원 이상 대상)의 평균 수익률은(10일 기준) 15.46%를 기록했다. 기간을 최근 3개월로 좁혀봐도 어린이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5.18%였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 상승률(4.21%)을 소폭 웃돌고 있다. 이 기간 어린이 펀드는 일제히 플러스(+) 성과를 올렸다.

펀드 상품별로 보면 한국투자밸류신탁운용의 ‘한국밸류10년투자어린이펀드’ C-E와 A클래스가 모두 올해 22.02% 수익률을 내며 선두를 차지했다. 3위도 한투밸류10년투자어린이펀드 C클래스(21.88%)였다. 최근 5년으로 따지면 이들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46.32%에 육박한다.

‘밸류10년’이라는 이름대로 장기투자의 가치를 제대로 실현하기 위해 최대 10년 동안 환매 제한을 두고 있다. 국민주로 불리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외에도 JYP엔터테인먼트, 동원에프앤비(F&B) 등 중·소형주의 비중이 높다. 이 펀드는 어린이, 청소년 등 미성년자만 가입할 수 있는 어린이 전용 상품이다.

이어서 NH아문디자산운용의 ‘NH-아문디아이사랑적립 펀드’(19.54%),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한국투자ESG펀드’(18.44%), 삼성착한아이예쁜아이 펀드(18.00%) 등도 20% 가까운 수익률을 냈다. NH-아문디아이사랑적립과 삼성착한아이예쁜아이 펀드는 각각 2005년과 2006년에 처음 설정됐다.

다만 수익률이 높은 펀드에 설정액이 몰리진 않았다. 이날 기준 어린이 펀드 총 설정액은 4280억 원으로 올 들어 꾸준히 투자금이 줄어들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79억 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전체 22개 펀드 중 연초 이후 자금이 유입된 어린이 펀드는 단 4개에 불과했다. 이 중에서 1억5000만 원가량 유입된 NH아문디아이사랑펀드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2000억 원도 채 못 되는 설정액이 들어왔다.

특히 운용설정액이 높은 펀드일수록 수익률은 미미했다. 운용설정액이 1691억 원으로 가장 높은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우리아이3억만들기펀드’의 올해 평균 수익률은 2.31%로 코스피 지수 상승률과 비교하면 성과가 한참 떨어진다. 다음으로 운용설정액(642억 원)이 많은 신한자산운용의 ‘신한엄마사랑어린이펀드’도 같은 기간 2.96% 수익률로 3%를 넘지 못했다.

어린이 펀드는 2000년대 중후반 선풍적인 인기를 누렸다. 자녀들의 대학 자금과 함께 재테크 교육까지 챙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공모펀드 시장 침체와 금리 인상기를 맞으면서 전체 설정액이 쪼그라들고 있다. 펀드 상품은 유동성이 어려운 부동산 대신 자금을 빼기 편리하기 때문이다. 향후 교육자금 등 목돈을 마련하기 위해 설정됐다는 점도 자녀 양육 과정에서 펀드 해지율이 높은 원인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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