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에 계열사 2배로 키운 카카오…구조조정ㆍ내부갈등 후유증 직면

입력 2023-08-16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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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카카오 국내 계열사 총 146개
실적은 악화일로…4분기 연속 하락 행진
엔터테인먼트ㆍ엔터프라이즈 구조조정에
카카오IX 재팬ㆍ클레이베이 등 청산 이어져
“책임은 크루들만 지는 구조 자체가 문제”

4년 만에 계열사를 2배 이상 불린 카카오가 계열사 정리에 나섰다. 4분기 연속 영업이익이 하락하는 등 실적이 악화하면서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ㆍ카카오엔터테인먼트 구조조정에 이어 계열사 청산까지 나서며 문어발 확장의 후유증은 거세지는 모습이다. 기업 청산은 인력 구조조정으로 직결될 수밖에 없어 내부 갈등은 더 심화할 전망이다.

16일 카카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상반기 기준 카카오의 국내 계열사는 총 146개다. 2018년 65곳에서 2021년 138개까지 늘어났고, 지난해 말 127곳에서 올 상반기 146개로 증가했다. 4년 반 만에 계열사 수는 두 배 넘게 불어났다.

계열사 확대와 달리 카카오의 실적은 악화했다. 카카오의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113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7% 줄어들며 4개 분기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순이익은 563억 원으로 44.4%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2.1% 늘어난 2조425억 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는 SM엔터테인먼트의 연결 편입 효과가 반영된 사실상 착시효과다.

실적이 악화하자 카카오는 계열사 정리에 나섰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카카오IX의 미국법인을, 올 상반기에는 카카오IX 재팬, 카카오 산하 NFT 마켓 플레이스 클레이베이, 내비게이션 앱 김기사 운영업체 록앤올 등을 청산했다.

경영진들은 크루들의 고용안전은 뒷전인 채, 본인 몫 확보에 나서며 비판을 받고 있다. 남궁 전 대표는 지난해 카카오 먹통 사태에 책임을 진다며 각자대표직을 사임했다. 그러나, 미래이니셔티브센터 상근 고문으로 활동하며 올 상반기 스톡옵션을 행사해 총 94억 3200만 원의 행사차익을 거뒀다.

▲카카오 노동조합이 지난달 26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 카카오 아지트 앞에서 경영진의 방만 경영을 규탄하고 고용 안전성을 요구하기 위한 첫 단체행동에 나섰다.  (사진=김나리 기자)
▲카카오 노동조합이 지난달 26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 카카오 아지트 앞에서 경영진의 방만 경영을 규탄하고 고용 안전성을 요구하기 위한 첫 단체행동에 나섰다. (사진=김나리 기자)

카카오 엔터프라이즈 대표였던 백상엽 고문은 5월, 경영 악화를 책임지고 사임했다. 이후 카카오 엔터프라이즈는 구조조정에 들어갔으나, 백상엽 전 대표는 다시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비상임 고문으로 선임된 것이 드러나기도 했다.

이에 노조는 “실패를 떠넘기지 말고 고용 안전을 책임지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는 17일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판교 아지트 근처에서 2차 공동행동 ‘크루들의 행진’을 진행한다. 지난달 26일 책임경영을 촉구하며 처음으로 단체행동을 벌였다가, 사측에서 아무런 반응이 없자 노조는 단체행동을 계속하기로 했다.

특히 카카오의 무책임한 문어발 확장과 계열사 구조조정에 내부 갈등은 심화하고 있다. 카카오노조 박성의 홍보부장은 “경영진이 무리하게 상장해서 이득을 취하려는 목적만으로 해외법인 등을 샀다가 없애고, 또 사업을 벌이는 상황”이라며 “회사가 어려운 상황이면 구조조정을 할 수도 있지만, 구조조정을 이루는 과정이 반복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퇴사했던 분이 고문으로 돌아와 스톡옵션으로 100억 원을 가져가는 등 구조적인 문제가 반복되지 않냐”며 “문제가 생기면 책임을 다 같이 져야 하는데, 경영진들은 의사결정만 하고 책임은 크루들만 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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