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사 ‘유찰’ 통보 '단 하루만에'

입력 2009-05-14 17:40 수정 2009-05-14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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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사 우리투자증권 가격차이 극복 못해…2분기 실적이 관건

현대중공업이 단독으로 현대종합상사에 대한 최종입찰자로 결정된지 24시간도 되지 않아 채권단으로부터 ‘유찰’ 통보를 받았다.

이례적으로 신속한 ‘유찰’ 통보여서 그 배경과 관련해 업계의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채권단과 매각주간사인 우리투자증권은 14일 오후 현대상사 매각을 위한 M&A가 유찰로 최종 결정됐다고 14일 밝혔다.

채권단 측은 “회사의 기업가치를 반영한 적정가격과 최종입찰자의 제시가격에 차이가 있어 유찰로 결정됐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정확한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1000억원 안팎의 가격차이가 현대중공업과 채권단 사이에 존재했다고 알려졌다. 현재중공업은 2000억원 전후한 입찰 금액을 제시한 반면 채권단 등은 3000억원선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는 것.

1000억원의 차이가 난 것은 무엇보다 현대상사가 운영하고 있는 청도현대조선이 이에 상당하는 재무상황의 우려가 제기된 때문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종합상사 한 관계자는 “조선업계의 불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청도현대조선의 수주가 좋지 않은 조건으로 이뤄져 향후 건조된 선박의 인수시기가 되면 손실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채권단 측에서도 “청도현대조선의 재무상황 등에 대한 우려 불식과 현대상사 기업가치의 추가 제고”를 언급함으로서 이와 관련해 현대중공업측과 이견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한편 현대상사가 범 현대가의 품에 안길 것이란 전망은 여전한 가운데 이번 유찰이 이례적 신속하게 이뤄진 것과 관련해 채권단의 급한 속마음을 내비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단독입찰에서도 나타났지만 현대상사를 인수할 대상은 결국 범현대가이고, 현대중공업이 당사자로 나선만큼 채권단과의 밀고 밀리는 공방이 그리 오래 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현대상사가 1분기 실적을 선방한 만큼 2분기 실적이 발표되는 시점을 전후해 합의점을 찾지 않겠냐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현대상사의 실적이 계속 개선되고 있고, 자원개발사업 분야의 배당이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으며, 예멘 등 LNG 광구 투자 에 따른 추가 배당이 예상되는 만큼 이를 충분히 반영한 적정 입찰가격에 도달할 경우에만 향후에라도 매각을 승인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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