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장기요양보험 중증 수급자의 재가급여 한도액이 시설급여 수준까지 오른다. 또 2026년부터 4~6인실 요양시설(요양원) 개설이 중단되며, 임차 허용 등 진입규제 완화가 추진된다.
이기일 보건복지부 1차관은 17일 이 같은 방향의 ‘제3차 장기요양 기본계획(2023~2027)’을 발표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노인장기요양보험 수급자는 102만 명이다. 2027년이 되면 수급자가 145만 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서비스 이용자도 시설은 27만8000명, 재가는 94만9000명으로 늘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서비스 공급은 정체돼 있다. 지난해 12월 장기요양기관은 시설급여 제공기관이 6150곳, 재가급여 제공기관은 2만1334곳이다. 5년 전보다 수급자는 74.2% 늘었지만, 시설·재가급여 제공기관은 각각 15.6%, 41.5% 느는 데 그쳤다.
정부는 먼저 수급자들의 재가급여 이용을 유도한다. 재가 생활을 원하는 수급자들의 욕구와 시설 부족을 고려한 조치다. 구체적으로 중증(1·2등급) 수급자의 월 한도액을 시설입소자의 월 한도액 수준으로 단계적으로 인상한다. 올해 기준으로 1등급 재가급여 한도액은 188만5000원으로 시설급여(245만2500원)의 76.9% 수준이다. 방문요양, 방문목욕, 방문간호, 주·야간보호, 단기보호 등 다양한 재가급여를 포괄적으로 제공하는 통합재가 서비스 제공기관도 지난해 기준 31곳에서 2027년 1400곳 이상으로 확대한다. ‘치매 가족휴가제’는 모든 중증(1·2등급) 수급자 가족이 이용할 수 있도록 ‘장기요양 가족휴가제’로 확대·개편한다.
시설에 대해선 공립 53곳을 확충하고, 일부 지역에 대해선 민간의 진입규제를 완화한다. 현재는 토지·건물을 소유해야 요양시설을 개설할 수 있다. 복지부는 특정 지역·규모에 대해 비영리법인 등을 조건으로 임차 개설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특히 시설의 서비스 질을 높이기 위해 ‘유니트케어 모델’ 개발을 추진한다. 1·2인실, 개별서비스 제공 등 모형과 운영기준을 마련하고, 2026년 이후에는 모든 신규 시설의 유니트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요양보호사 1인당 수급자 수는 지난해 12월 기준 2.3명에서 2025년 2.1명으로 줄이는 게 목표다. 요양보호사 인력난 해소 차원에선 선임 보호사에게 추가 수당을 지급하는 요양보호사 승급제를 도입한다.
이 밖에 장기요양기관에 대한 시설 평가와 종사자 교육을 확대하고, 2025년에는 부실기관 퇴출제를 도입한다. 현행 1~5등급, 인지지원등급인 장기요양 등급체계 개편도 추진한다.
이 차관은 “노인장기요양보험은 노인과 돌봄 가족 모두를 지원한다는 점에서 우리 세대 모두를 든든하게 지켜주는 사회 기반”며 “장기요양서비스 확충과 품질 관리에 최선을 다하고, 제3차 장기요양 기본계획이 충실하게 이행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