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솥 사업 어렵네’...쿠첸, 또 실적 부진

입력 2023-08-17 16:12 수정 2023-08-18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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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첸 '브레인' 밥솥. (사진제공=쿠첸 )
▲쿠첸 '브레인' 밥솥. (사진제공=쿠첸 )

국내 밥솥 제조 양강 중 한 곳인 쿠첸이 실적 부진의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쿠첸은 올해 상반기 715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855억 원) 대비 16.36% 감소한 수치다. 당기순손실은 8억3700만 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순손실(1억3300만 원)보다 적자폭을 더 키웠다.

이 기간 국내외 실적을 보면 내수는 795억 원에서 669억 원으로 밀려났고, 수출액은 59억 원에서 46억 원으로 수준으로 감소했다.

쿠첸의 연간 매출은 △2017년 2373억 원 △2018년 2233억 원 △2019년 2091억 원 △2020년 1852억 원 △2021년 1633억 원으로 내리막을 걸었다. 지난해 1642억 원으로 반짝 반등 했지만 올해 감소세를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쿠첸의 매출 몸집이 줄어든 것은 내수 부진의 영향이 크다. 2017년 2267억 원에 달했던 국내 매출은 △2018년 2124억 원 △2019년 1993억 원 △2020년 1698억 원 △2021년 1533억 원 △2022년 1526억 원으로 한 번도 반등하지 못했다. 올해 역시 상반기 기준 국내 매출은 700억 원에 못 미쳐 내수 부진의 골은 더 깊어질 가능성이 크다.

계속되는 내수 악화에 쿠첸은 올해 해외사업에 공을 들일 계획이었지만 이 역시 여의치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수출액은 2021년 100억 원에서 지난해 115억 원으로 소폭 증가했지만 올해 상반기 45억 원 수준에 머물러 있다.

쿠첸은 밥솥 제조 경쟁사가 활발한 사업 다각화에 나선 것과 달리 밥솥 제조 한 우물을 파는 노선을 택했다. 지난해 박재순 대표가 제품 차별화와 IH압력·모터기술 고도화 등을 강조했던 만큼 기존의 전략 노선이 흔들릴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이에 쿠첸은 지난해 '121밥솥' 시리즈와 '트리플 밥솥'을 출시한데 이어 올해 기능과 디자인을 강조한 '더 핏', 쌀의 품종과 잡곡 종류에 따라 취사를 하는 '브레인'을 잇따라 출시했다. 하지만 줄어드는 쌀 소비와 간편식의 인기, 전반적인 소비 부진 등 시장을 위협하는 요인이 적지 않아 활로를 찾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쿠첸은 돌파구 모색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올 초 젊은 층의 브랜드 호감도를 높이기 위해 웹드라마 '먹어BAR'와 브랜드 캐릭터를 새롭게 만들어 홍보에 나섰다. 애초에 밥솥 제조 기업으로 젊은 층의 관심을 얻기가 쉽지 않은 데다 밥솥과 전기레인지를 제외하면 별다른 제품군이 없어 마케팅 영역이 넓지 않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달에는 새 전속모델로 김연아와 손을 잡았다. 쿠첸 측은 "높은 호감과 신뢰감을 주는 김연아의 이미지와 자사의 브랜드 이미지가 어우러져 좋은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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