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삼성, 전경련 복귀 ‘초읽기’…준법위 “조건부 재가입” 권고

입력 2023-08-18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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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법위, ‘정경유착 시 탈퇴’ 권고
“전경련 혁신안은 선언 단계...
정경유착 고리 단절 확신 못 가져”
삼성, 21일 임시 이사회서 확정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이 18일 오전 서울 삼성생명 서초타워에서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이 18일 오전 서울 삼성생명 서초타워에서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 준법감시위원회가 전국경제인연합회 복귀에 대해 조건부 재가입 권고안을 내놓음에 따라 4대 그룹(삼성ㆍSKㆍ현대차ㆍLG)의 전경련 복귀 논의가 빨라지고 있다. 이번 준법위의 결정으로 삼성은 임시 이사회를 열고 전경련 복귀를 구체화할 예정이다.

준법위는 18일 서울 삼성 서초사옥에서 임시회의를 개최했다. 전경련이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고 쇄신할 수 있는 지에 초점을 두고 논의했으며 2시간 넘는 회의 끝에 만장일치로 권고 의견을 정했다.

준법위는 “이번 논의 이전에 지난달 전경련이 관계사에 보내온 공문과 혁신안 이외에도 △혁신의 구체적 내용 △향후 실천 절차 △회계 투명성 등 운영의 공정성과 객관성 확보 방안을 추가로 확인한 후 보고해 줄 것을 요청했다”며 “현재 전경련의 혁신안은 선언 단계에 있고 실제로 실현될 가능성과 확고한 의지가 있는지 확인할 수 없는 만큼, 정경유착의 고리를 완전히 단절할지 확신을 가질 수 없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찬희 준법위원장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삼성이) 가입했을 경우 전경련의 정경유착의 행위가 지속된다면 즉시 탈퇴할 것을 비롯해 운영과 회계의 투명성 확보 방안 등에 대해 철저한 검토를 거친 뒤 (전경련 복귀 여부를) 결정할 것을 권고했다”고 말했다.

이번 회의는 사흘 만에 열린 두 번째 논의다. 준법위가 이 같은 결정을 내리기까지 고심이 깊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준법위는 15일 전경련 재가입 논의 끝에 의견 불일치로 결론을 짓지 못했다. 당시 이 위원장은 쉽게 결정할 수 없는 사안인 만큼 다시 임시회의를 열고 재가입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준법위의 결정으로 삼성의 5개 계열사(삼성전자ㆍSDIㆍ생명ㆍ화재ㆍ증권)는 임시 이사회를 열고 전경련 복귀를 본격 논의할 방침이다. 삼성은 5개 계열사의 임시 이사회를 21일 열기로 했다.

재계에선 삼성의 재가입 움직임을 지켜보면서 나머지 그룹도 동참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4대 그룹의 한 관계자는 “4대 그룹이 2016년 국정농단 사태를 계기로 탈퇴하면서 재가입 시 부정적 이미지에 휘말릴까 봐 눈치를 보고 있다”며 “SKㆍ현대차ㆍLG 등 3대 그룹도 삼성의 행보에 따라 재가입 의견을 타진할 확률이 높다”고 했다.

한편 전경련은 22일 총회를 열어 류진 풍산그룹 대표를 회장으로 추대하는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총회 안건에는 기관명(한국경제인협회) 변경과 산하 연구기관인 한국경제연구원 흡수 통합 등이 포함됐다. 새 회장 선임과 함께 4대 그룹 복귀가 이뤄진다면 ‘재계 맏형’ 위상을 되찾는 동시에 새 출발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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